지상파 TV들이 본격적으로 예능 MC들의 구조조정에 들어가면서 부익부빈익빈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유재석과 강호동을 비롯한 몇몇 톱MC들은 오라는 곳이 더 많아졌지만 출연료가 과대포장된 것으로 평가된 일부 중견MC들은 설 자리를 잃는 중이다. 요즘 일선 예능 MC들의 가장 큰 바람은 자신의 담당 프로 MC로 유재석과 강호동, 둘중 하나를 출연시키는 것이다. 지난 연말 각 방송사 연예대상을 나눠가진 두 사람의 MC 파워를 감당할 경쟁자를 찾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시청률에 목을 매는 예능 PD 입장에서는 일정 시청률과 고정팬 상당수를 몰고다니는 두 사람의 인기를 반길수 밖에 없고 프로그램을 제작하며 소속사 눈치까지 살펴야될 상황에 놓여있다. 그렇다보니 유재석 강호동의 값어치는 방송국들의 긴축 경영 속에서도 하루가 다르게 상승하는 중이다. 출연료 제한, MC 줄이기 등 각종 고육지책들이 난무하는 가운데 유독 두 사람에 대해서는 모든 조치들이 비껴가고 있다는 게 방송 관계자들의 증언이다. KBS 2TV '해피투게더' 시즌 2, 3을 유재석과 함께 제작중인 김광수 PD는 그의 진행 능력을 최상급으로 꼽고 있다. 특히 스타들의 학창시절 친구를 찾아가는 포맷으로 인기를 끌었던 시즌 2 촬영 당시 유재석의 활약에는 혀를 내둘렀다. 그는 "일반인을 상대로 가만히 앉아서 진행하는 게 쉬워보이지만 절대 그렇지 않다. 일반인들도 방송 출연 전 작가들과 인터뷰하고 대본을 받지만 외운 대로, 생각한 대로만 말을 해 분위기가 딱딱해지기 쉽다. 이를 MC가 얼마나 잘 풀어가느냐가 프로그램 성패의 관건이다. 그 때는 유재석도 '정말 진행하기 힘든 프로그램'이라고 종종 하소연했다"고 말했다. 유재석은 현재 '무한도전'과 '패밀리가 떴다' '해피 투게더' '놀러와' 등 각사의 예능 간판 프로그램들에 출연중이고 강호동도 '무릎팍 도사' '야심만만' '스타킹' '1박2일' 등으로 유재석과 치열하게 경합을 벌이고 있다. 사실상 지상파 TV3사의 주요 예능 프로는 두 사람이 싹쓸이하다시피 주워담는 중이다. 이에 비해 다른 MC들의 일자리는 하루가 다르게 줄어들고 있다. '일요일 일요일 밤에'의 '우리 결혼했어요' 코너가 MC들을 없앴고 KBS는 프리랜서 MC들을 하차시키는 대신에 자사 아나운서들을 기용한 지 오래다. 결국 유재석 강호동과 소속을 함께 하는 몇몇 MC들 외에는 구조조정의 찬바람에 사시나무 떨듯 하는 게 요즘 예능계 분위기다. mcgwire@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