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의 코미디 프로 '개그 콘서트'가 매주 20%대 초반 시청률을 유지하며 거침없이 하이킥을 날린 끝에 드디어 예능 최정상에 올랐다. 리얼 버라이어티쇼가 대세인 요즘 지상파 TV에서 정통 코미디 프로가 예능 1위를 차지한 사례는 유례를 찾기 힘든 일이다. AGB닐슨이 집계한 바에 따르면 지난 주 '개콘'은 전국 시청률 20.2%로 전체 프로그램 가운데 7위, 예능 1위를 차지했다. 그 전 주까지 일요일 저녁 예능의 시청률 선두를 달렸던 SBS '일요일이 좋다 1부-패밀리가 떴다'는 19.9%로 전체 8위에 오르며 역전을 허용했다. '개콘'이 지난해 11월 가을 개편 때 일요일 오후 9시로 방송시간을 한 시간 앞으로 당기면서 줄곧 상승세를 걷는 반면에 '패떴'은 대본 사건 등 잦은 구설수로 계속 내리막길을 타는 중이다. 일요일 예능 프로만을 놓고 봤을 때도 '패떴' '해피선데이-1박2일' '일요일일요일 밤에' 등 막강한 저녁 프라임타임의 지상파 TV 3사 간판 예능들을 제치고 선두로 나섰다. 프라임 타임이 평일, 주말보다 1~2시간 빠른 휴일 저녁이라는 사실을 감안하면 대단한 선전이다. '개콘'의 주요 시청층은 어린이와 1020 젊은이들로 분석되고 있다. 2008년 4월 봄 개편 때 일요일 오후 10시로 방송시간이 늦춰지면서 잃었던 어린이 시청자들을 개편과 함께 다시 찾은 게 청신호였다. '개콘'은 방송 시간을 앞당기면서 선정성 시비가 일만한 내용들을 자진해 줄였고 그 결실은 통계로 입증되고 있다. 시청률 조사기관의 분석에 따르면 가을 개편 이후, 만 4세~12세 사이의 어린이 시청자가 부쩍 늘어났다. SBS '웃음을 찾는 사람들'과 MBC '개그야' 등 고전을 면치 못하는 다른 코미디 프로들과 달리 '개콘'은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누구나 쉽게 웃을수 있는 코드를 갖췄다는 것도 장점이다. 폭넓은 신구 개그맨의 조화 속에 '달인' '봉숭아 학당' '황현희PD의 소비자 고발' 등 장수 인기 코너를 다수 보유하고 있는 데다 '웃찾사'나 '개그야' 처럼 중년층에게 생소한 컬트 코미디를 생략한 것도 큰 효과를 보고 있다. 거꾸로 승승장구하던 '패떴'의 하락세에는 여러가지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유재석을 비롯한 이효리 윤종신 김수로 이천희 박예진 대성 김종국 등 개성 강한 캐릭터의 다양한 조합으로 늘 재미와 웃음을 안겨주던 시트콤식 설정에 시청자들이 싫증과 식상함을 느끼기 시작한 게 주된 요인으로 꼽힌다. 여기에 출연진의 행동과 대사를 자세히 적어놓은 '패떴' 대본이 인터넷에 공개되면서 순식간에 '패떴' 멤버들의 꾸밈없는 모습에 열광했던 시청자 반응이 차갑게 식고 말았다. mcgwrie@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