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일요일일요일밤에'의 터줏대감 이경규와 KBS 연예대상 출신 탁재훈-신정환 콤비와의 맞트레이드(?)로 관심을 모았던 일요일 저녁 예능 첫 대결에서 탁재훈이 쓴 잔을 들이켰다. AGB닐슨 집계에 따르면 29일 오후 5시10분께 동시에 첫 방송을 시작한 MBC '일밤 1부 - MC생태보고서 대망'과 KBS 2TV '해피선데이 - 남자의 자격'은 각각 전국시청률 4.6%와 15.3%를 기록했다. '해피선데이'는 1, 2부 구분없이 인기 코너인 '1박2일'과 합산되기 때문에 정확한 수치 파악은 힘들다. 그러나 AGB닐슨의 실시간 분당 시청률(서울 기준)로 봤을 때 평균 9~10% 정도를 유지한 것으로 드러나 '대망'보다는 훨씬 좋은 성적을 거둠으로써 이경규에게 힘을 실었다. 물론 '일밤'의 새 코너 '대망'이 탁재훈-신정환만의 리얼 버라이어티쇼는 아니다. 메인 진행은 일단 김용만의 손에 맡겨졌고 김구라 이혁재 윤손하 등 모두 6명의 중견 MC들로 채워졌다. 그럼에도 주로 KBS에서 활약했던 재간둥이 탁재훈의 '일밤' 가세가 얼만큼의 효과를 낼지에 관심이 집중됐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알쏭달쏭 버라이어티라는 기획 의도를 내 건 '대망' 첫 방송은 산만한 전개와 잦은 핸드 카메라 촬영, 신입 PD의 내러이션 등 새로운 시도에 주력하면서 상대적으로 고정 MC들이 활약할 여지를 줄였다. 생소한 포맷 때문인지 시청자게시판에도 '언제 웃으라는 건지 모르게다' '도무지 이해 안되는 예능'이라는 글들이 올라오는 중이다. 이같은 혼란은 담당 PD가 첫 방송 내내 내러이션과 자막 등을 통해서 '신입 PD 킬러로 유명한 탁재훈' 등 중견 MC들의 통제권을 확보하고 이들의 실제 능력 등을 파악한다고 밝히면서 어느 정도 예견됐던 일이다. 결과적으로는 리얼버라이어티에 익숙치않은 탁재훈에게 가장 불리한 구도이기도 했다. 탁재훈의 장기는 깔아놓은 멍석 위에서 동료 진행자나 게스트의 말을 재치있게 받아치는 리액션에 있다. '대망' 첫 회가 신입사원 연수를 가장한 MC들의 능력 검증으로 1시간 안에 산에 오르며 웃기라는 지령과 무대 위 장기자랑, 레크리에이션 강사에 의한 캠프 파이어와 게임 등으로 이어지면서 탁재훈이 자신의 진가를 발휘하기는 어려웠다. 여기에 신정환 외에 김용만, 김구라, 이혁재 등 파트너들도 각자 살 길 챙기기에 바쁜 스타일임을 감안한다면 '대망'에서 탁재훈의 앞날은 가시밭길이 예견되는 상황이다. mcgwire@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