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한국영화끼리 살벌한 경쟁을 벌이게 됐다. 4월 첫째 주부터 매주 하나씩 개봉한다. 파이가 커지지 않은 채 고만고만하게 흥행이 끝날까 우려스럽다”는 한 영화계 관계자의 걱정 어린 시선이다. 4월 황정민 류덕환 주연의 영화 ‘그림자 살인’을 시작으로 매주 한국영화가 줄줄이 개봉한다. 강혜정 박희순 주연의 ‘우리 집에 왜 왔니’(4월 9일 개봉), 강지환 김하늘 주연의 ‘7급 공무원’(4월 23일 개봉), 신민아 공효진 주연의 ‘지금, 이대로가 좋아요’(4월 23일 개봉), 김래원 엄정화의 ‘인사동스캔들’(4월 30일 개봉), 송강호 김옥빈의 ‘박쥐’(4월 30일 개봉) 등이다. 이에 4월 30일로 개봉일을 정했던 영화 ‘김씨표류기’는 5월 14일로 개봉일을 전격 변경했다. ‘김씨표류기’의 투자 배급에 참여한 강우석 감독은 30일 ‘김씨표류기’ ‘박쥐’ ‘인사동스캔들’ 등이 개봉하면서 펼쳐질 한국영화 삼파전이 불황에 닥친 한국 영화계에 의미가 없다고 판단해 더 이상 한국영화와 싸우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이며 개봉일 연기를 결정했다. 강우석 감독은 “2007년 ‘황진이’ ‘밀양’ ‘아들’로 이미 한국영화 삼파전을 치렀지만 좋은 결과를 얻지 못했다”며 “하지만 2008년 ‘강철중’으로 ‘핸콕’ ‘원티드’ ‘쿵푸팬더’와 맞붙어 흥행 성공을 이끌어냈던 경험이 있다”고 이유를 밝혔다. 올해 4월에는 한국영화뿐만 아니라 쟁쟁한 외화도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최근 첸 카이거 감독과 함께 방한한 여명과 장쯔이 주연의 ‘매란방’을 시작으로 블록버스터 ‘분노의 질주-더 오리지널’ ‘노잉’ ‘엑스맨 탄생-울버린’, 로맨틱 코미디 ‘신부들의 전쟁’ ‘미쓰 루시힐’ ‘내 남자의 아내도 좋아’, 일본 영화 ‘용의자 X의 헌신’, 김지운 감독 ‘장화홍련’ 리메이크작 ‘안나와 알렉스’ 등이 개봉한다. CJ 엔터테인먼트 한 관계자는 “한국영화가 한 주에 하나씩 개봉하지만 그에 비해 외화가 많이 쏟아져서 그들끼리 제 살 깎아먹기 경쟁이 될 것 같다. 오히려 한국영화는 적절하게 배분된 상황에서 개봉을 하고 다양한 장르로 무장하고 있어 관객들에게 선택의 폭이 넓다”고 밝혔다. 또 다른 영화계 관계자는 “4월 자체는 비수기이지만 4월 말에 접어들면서는 대학생들의 중간고사가 끝나고 관객수가 늘어나는 시기이다”며 “5월 첫째 주에 어린이날을 전후로 관객수가 늘어난다. 4월 말에 개봉하는 영화는 충분히 관객을 끌어들일 수 있는 시기에 개봉하기 때문에 대진운이 나쁘다고 할 수는 없다”고 전했다. 4월에 6편의 한국영화가 개봉하는 것에 대해서는 “보통 한 달에 1,2편이 개봉하면 ‘유일한 한국영화’라는 점에서 주목도가 높아질 수는 있지만 그것이 작품의 경쟁력과 연결되는 것은 아니다. 결국 관객들을 끌어내는 것은 그 작품의 재미와 작품성이다. 경쟁력이 있는 영화라면 정해진 파이를 나눠먹는 형국이 아닌 늘어난 파이로 윈윈할 수 있는 환경이 될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crystal@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