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실패할 것이라고 여겼던 신인 파격 캐스팅의 하이틴로맨스물 KBS 2TV 월화드라마 '꽃보다 남자'가 시청률 30%를 상회하며 대성공을 거뒀다. 스타 없는 '꽃보다 남자'의 성공은 스타 캐스팅에 목 메는 방송 관계자들에게 경종을 울리며 새로운 대안을 제안했다. 하지만 물질만능주의-외모지상주의 등을 조장했다는 비난도 피하지 못했다. 신선한 시도&신인 파격 캐스팅, 새로운 대안 제시 '꽃보다 남자'는 기존 드라마엔 없는 신선한 시도가 많았다. 사극, 통속극 위주의 드라마 시장에 트랜디 드라마로 승부수를 던진 것 만으로도 모험이었다. 모두가 중년 시청자층을 타깃으로 '아줌마 코드'를 강조할 때 하이틴물로 정면승부해 전연령대의 여성 시청자를 사로잡았다. 기존의 성공을 답습하기 보다는 소신을 갖고 새로운 시도와 도전을 계속했다. 또 여자 주인공 1명이 남자 4명에게 둘러쌓인 구조는 흔치 않으며 여자가 원톱으로 극의 80%를 이끄는 경우도 많지 않았다. 주인공이 많았던 덕에 마지막 순간까지 에피소드가 끊이지 않았다. 스타 캐스팅 없이도 성공을 거둔 것 역시 눈여겨볼 만 하다. 제작사 그룹에이트 측은 "주인공들의 네임밸류 때문에 편성과 투자가 힘들었다"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아직도 국내 드라마는 스타 캐스팅이 편성과 투자를 좌우한다. '스타의 연인' 최지우, '그들이 사는 세상' 송혜교, 현빈 등이 고배를 마셨지만 쉽게 바뀌지 않는 게 현실이다. 제작자는 스타 잡기에 혈안이 될 수 밖에 없고 제작비는 상승한다. 이런 악순환이 계속되면서 적자가 날 수 밖에 없다. 그에 반해 '꽃보다 남자'는 스타 없이도 성공할 수 있다는 걸 입증한 사례다. 구혜선은 이미 주연 배우로서 입지를 다졌지만 F4 이민호, 김현중, 김범, 김준은 파격 캐스팅에 가까웠다. 뿐만 아니라 김소은, 이민정, 이시영 등 조연까지 새로운 인물들로 점철됐고 드라마가 성공을 거두면서 모두 스타로 자리매김했다. 물질 만능주의, 외모 지상주의, 자극적 설정... 풀어야할 숙제 이런 성공에도 불구하고 많은 논란을 낳았다. 비주얼적인 면을 강조하면서 물질만능주의와 외모지상의를 부추겼다는 맹비난을 받았다. 최상류 재벌집 꽃미남 자제들은 머리에서 발끝까지 명품으로 치장했다. 구준표는 등교용 개인 헬리콥터가 있고 전용기, 스포츠카를 타고 마카오건, 뉴칼레도니아건 기분에 내킬 때 여행을 떠난다. 재력으로 쌓은 권력은 학우를 전교 왕따시키는 것도 어렵지 않다. 이런 비일상적이고 부적절한 설정과 상황은 시청자들의 판타지를 충족시켰을지는 모르지만 미화되면서 물질만능주의와 외모지상주의를 부추겼다는 의견이다. 더 큰 문제는 '꽃보다 남자'의 성공 여파로 이런 문제가 모든 드라마에 만연할 수 있다는 점이다. 제작진도 이런 점은 인정하며 책임을 통감했다. 원작을 그대로 살리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가장 큰 문제점은 학생들의 자살, 폭력, 왕따, 납치 등 자극적인 설정이었다. 특히 호텔에서 낯선 남자와 속옷만 입은 채 사진이 찍히는가 하면 고등학생의 클럽 출입, 범죄에 가까운 왕따와 폭력 등은 많은 이의 눈살을 지푸리게 했다. 원작에 비해 많이 순화됐다고는 시청률이 이런 문제를 묵인하는 수단이 되어서는 안될 것이다. 국내 드라마의 고질병인 빡빡한 촬영 스케줄로 사건 사고가 끊이지 않았다. 특히 출연진과 제작진의 크고 작은 교통사고는 대부분 빠듯한 스케줄로 인한 과속, 졸음 운전 등이 원인이었기 때문에 열악한 제작 현실로 인한 인재임이 분명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전제작은 해답이 되지 못한다. 100% 사전 제작인 '비천무' '사랑해' 등은 시청자들에게 외면 당했다. 유행의 흐름이 너무 빨라 사전제작은 국내 드라마 현실에 맞지 않다는 지적이다. miru@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