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의 힘은 게스트에서 나오는걸까? KBS 2TV 화요일 심야 예능 '상상+'가 최양락 남희석 등 특급 게스트들의 걸쭉한 재담에 힘업어 모처럼 시청자들에게 큰 웃음을 선사했다. 지난달 31일 방송에는 1980, 90년대 최고의 개그맨으로 손꼽히는 최양락을 비롯해 남희석 윤손하 등이 게스트로 출연, 탁재훈-신정환 등 MC들과 호흡을 맞췄다. AGB닐슨이 집계한 전국시청률은 13.7%. 얼음공주 노현정과 탁재훈-이휘재-신정환의 MC 트리오가 환상의 콤비를 이룰 당시의 시청률에는 크게 못미쳤지만 최근 기준으로 상승세를 탔다. 이날 '상상+'는 프로그램 자체의 포맷이나 MC 개인기 보다는 게스트에 따라서 재미가 더하고 덜하는 특성을 제대로 드러냈다. 탁재훈-신정환 등 두 메인 MC가 재치있게 상대의 말을 되받아치고 적절한 끼어들기로 웃음을 선사하는 데 특화된 자질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상상+'는 출연 게스트들이 어떤 소재로 어떻게 대화를 풀어나가는 지가 프로그램의 진행에 큰 영향을 끼친다. 톱MC로 등극한 유재석 등에 비해 탁재훈-신정환의 메인 MC 콤비로는 전체 프로그램 장악력이나 순간 돌파력이 다소 떨어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날 방송에서 만큼은 최양락 남희석의 활약 덕분에 탁재훈-신정환의 진가도 반짝반짝 빛을 발했다. '미녀들의 수다'를 진행중인 남희석은 오랜 개그맨과 MC생활에서 누적된 에피소드들을 구수한 충청도 사투리로 풀어내는 와중에 탄탄한 성대묘사 개인기까지 덧붙여 좌중을 폭소의 도가니에 빠뜨렸다. 역시 충청도가 고향이고 남희석의 개그맨 초년병 시절, 대선배였던 최양락은 장기인 깐쭉 개그로 이를 거들었고 탁재훈-신정환도 게스트들의 장기 발휘가 극대화될 수 있도록 멍석을 까는데 최선을 다했다. 특히 최양락과 남희석이 왕년에 함께 출연했던 '배워봅시다'를 남희석이 재현하는 모습에서는 정통 코미디언 코스를 밟아 개인기 등을 제대로 수련한 MC들의 깊은 내공이 확실하게 느껴졌다. 하늘같은 대선배 최양락의 부추킴으로 어쩔수없이 씨름 천하장사, 합기도 고교 1위, 프로레슬러 등과 차례로 대결을 펼쳐야했던 남희석의 활약상에 게스트로 동석했던 윤손하가 포복절도하는 모습이 카메라에 잡힐 정도. 특히 프로레슬러로 유명한 이왕표 관장에게 "프로레슬링은 다 짜고 치는 거 아니냐"고 깐죽거렸던 최양락이 헤드락에 걸려 까무러칠뻔 했던 당시를 기억하며 "내가 잘못했지"라고 회상하는 부분에서 두 사람의 주고받기 코미디는 빛을 더했다. mcgwire@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