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8개 구단, 4월의 아킬레스건들
OSEN 기자
발행 2009.04.01 10: 39

"8개팀 모두가 1위도 가능하고 동시에 꼴찌도 가능하다". 그만큼 평준화됐다는 뜻이다. 오는 4일 프로야구 개막을 앞둔 8개 구단 감독은 하나같이 "올해는 어느 팀도 우승할 수도, 최하위가 될 수도 있다"며 조심스런 전망을 내놓았다. 동시에 "4월이 가장 중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개막과 함께 올 시즌 전력 판도를 알 수 있는 중요한 기간이라는 점에서 각 구단 감독들은 4월을 가장 중요한 한달로 꼽고 있다. 특히 각 구단의 아킬레스건이 여실히 드러날 수 있다는 점에서 더욱 신경이 곤두서는 시기이기도 하다. ▲SK-포수 박경완 올해도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히고 있는 SK 김성근 감독의 가장 큰 고민은 선발 마운드다. 에이스 김광현(21)은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의 부진 여파로 작년 MVP 피칭 모습을 되찾을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한다. 크리스 니코스키(36), 마이크 존슨(34) 두 용병 투수는 큰 신뢰를 주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정작 걱정거리는 포수 박경완(37)이다. 박경완은 WBC 대회 때부터 양쪽 아킬레스건에 통증을 심하게 느껴왔다. 귀국 후 통원치료를 받고 있으며 지난달 30일 미디어데이에도 앰블런스를 타고 왔다고 밝힐 정도로 상태가 좋지 않다. 본인은 참고 뛸 만하다지만 의사는 "2~3개월의 휴식이 필요하다"는 진단을 내렸다. 김성근 감독은 니코스키가 마지막 시범경기 등판에서 호투한 데 대해 "역시 박경완이 돌아오니 안좋던 투수도 좋아진다"면서 박경완에 대한 전폭적인 신뢰를 다시 나타냈다. 김광현에 대해서도 일정부분 박경완에게 맡겨놓은 부분이 있다. 결국 박경완의 부상 정도를 어떻게 경감시키면서 4월을 끌어가느냐에 따라 백업포수인 정상호, 윤상균 등의 폭넓은 활용이 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 만약 박경완이 일찍 고장난다면 SK는 김성근 감독 부임 이래 가장 심각한 상태에서 시즌을 맞게 된다. ▲두산, LG, 롯데-마무리 두산 김경문 감독은 프로 3년차 유망주 우완 투수 이용찬(20)을 팀내 붙박이 마무리로 선언했다. 정재훈이 선발로 완전하게 전환함에 따라 마무리 자리에 공백이 생겼고 서로 경쟁할 것으로 보이던 신인 성영훈이 캠프 때 일찍 팔을 다쳐 사실상 일찌감치 이용찬에게 기회가 주어졌다. 이용찬에 대해 김경문 감독은 "상대를 압도할 수 있는 구위가 좋다. 주자 견제 등 경험이 더 쌓이면 좋은 투수가 될 것"이라고 후한 평가를 내렸다. 하지만 지난해 8경기에 나와 14⅔이닝을 던진 것이 프로경력의 전부일 정도로 경험이 부족하다. 4월 중에 계속 흔들리는 모습을 보일 경우 김경문 감독의 뚝심도 흔들릴 가능성이 높다. 롯데 역시 새 마무리 애킨스를 아킬레스건으로 보고 있다. 탄탄한 선발에 비해 마무리 부재는 항상 롯데를 4강 전력에서 제외시켰다. 작년의 경우는 '퇴근본능'을 앞세운 최향남이 4강 진입에 필요한 승수를 조금씩 챙겨줬다. 지난해 최하위 LG는 고심 끝에 더블 스토퍼 체제를 선언했다. 선발 봉중근까지 마무리 후보로 거론됐지만 김재박 감독은 결국 우규민과 이동현으로 두 명의 마무리를 가져가기로 했다. 서로의 부하를 줄일 수 있다는 측면이 있지만 꾸준함이 더 중요하다. ▲삼성, 한화-신구조화 삼성과 한화는 그야말로 젊은 선수와 베테랑의 조합을 어떻게 버무리느냐가 중요하다. 삼성은 작년 최형우-박석민-채태인 3명의 젊은 트리오 타자가 제 몫을 해줬다. 이제는 성장과 함께 확실한 자리를 잡아야 한다. 새롭게 가세한 톱타자 김상수도 주목거리다. 선동렬 감독은 "젊은 선수로 많이 바뀌었지만 얼마나 해줄 지 의문이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말해 배영수, 양준혁 등 베테랑들의 활약도 은근히 기대했다. 수술 후 올해 완벽하게 부활을 기대하고 있는 배영수가 에이스로서 마운드의 중심을 잡아야 한다. 전지훈련에서 배트스피드 하락, 컨디션 난조 등으로 좋지 않았던 양준혁도 젊은 타자들을 얼마나 뒷받침하고 연결시켜 줄 수 있을지 관건이다. 한화 역시 마찬가지. 송진우, 정민철, 구대성, 이영우, 김민재 등 기존 베테랑 투수와 타자들이 즐비한 가운데 김혁민, 안영명, 최진행, 이양기 등 세대교체를 타진할 젊은 선수들이 대거 합류할 예정이다. 김인식 감독은 "가장 약한 전력"이라고 말하고 있지만 "한화가 가장 선수층이 두텁다. 초반에 튀어나올 수 있다"는 김성근 감독의 말처럼 될 수 있을지 관건이다. ▲KIA-중심타선 조범현 감독은 미디어데이에서 윤석민과 최희섭을 키플레이어로 꼽았다. 하지만 무게감은 서로 다르다. 윤석민은 이미 작년 시즌 KIA 에이스로 확실하게 자리매김했다. 반면 최희섭은 여전히 미지수다. 미디어데이에서 조범현 감독이 "4월을 마운드 중심으로 운영하겠다"고 밝힌 이유도 이 때문이다. 매년 KIA의 중심타선에 배치되며 기대심리를 증폭시킨 최희섭이었지만 결국 시즌의 절반을 날려버리기 일쑤였다. 하지만 올해는 다른 분위기다. 조범현 감독도 최희섭에 대해 "몸은 모든 훈련을 소화할 수 있을 정도고 마음도 훈련에만 전념하고 있다"면서 "훈련에서 겉돌던 모습이 사라졌다. 최희섭 때문에 나지완이나 다른 동료선수들에게도 좋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흡족한 표정이다. 일단 시범경기에서는 결승타를 자주치며 해결사다운 면모를 보여줬다. ▲히어로즈-김시진 감독 히어로즈는 김시진 감독이 아킬레스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작년 취임하자마자 김 감독은 "이름값 없는 무한경쟁"을 예고했다. 이제 그 이야기를 얼마나 실현시킬지가 관건이다. 현대시절부터 줄곧 함께 해온 베테랑들에게 여전한 애정을 과시할지 아니면 그야말로 냉철하게 실력으로만 팀을 꾸릴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일단 김시진 감독은 공격적이고 적극적으로 스스로 바꿨다. 미디어데이에서 "'3강 5중', '2강 6중' 이런 예상이 올해는 통하지 않을 것"이라며 "맞짱을 떠봐야 하지 않겠냐"고 강한 발언을 내놓았다. "잘리고 1년만에 본다"며 입을 연 김시진 감독은 다른 7개 구단 감독들을 향해서 "조심하라. 호락호락하지 않을 것"이라고 큰소리쳤다. 평소 이미지를 완전히 바꾼 것이다. 이런 공격적인 모습이 과연 경기운영에도 고스란히 반영될지가 히어로즈의 아킬레스건으로 작용될 소지가 크다. letmeou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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