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막전 엔트리에 오른 사연많은 그들, '아픔딛고 새출발'
OSEN 기자
발행 2009.04.02 10: 46

친정에서 버림받은 선수들이 새로운 둥지에서 복수의 칼날을 세운다. 한국야구위원회(KBO)가 2일 발표한 8개 구단 개막전 엔트리에 방출 및 보상 선수들이 포함돼 눈길을 끌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선수는 SK 내야수 안경현. 지난 1992년부터 두산의 터줏대감으로 불렸던 안경현은 현역 은퇴의 압박 속에 선수 생활을 연장을 선택했다. 그는 지난 시즌이 끝난 뒤 두산으로부터 방출 통보를 받고 SK와 연봉 8000만원에 계약을 체결했다. 김성근 감독은 "안경현은 1루부터 3루까지 내야 전포지션에 걸쳐 수비가 가능하지 않은가"라며 "우리팀에 유용한 자원이 될 것으로 믿는다"고 기대를 걸었다. 선발 라인업에 포함될 가능성은 낮지만 대수비 혹은 대타 요원으로 녹슬지 않은 기량을 보여줄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4경기에 등판, 승패없이 방어율 13.50에 그친 좌완 김영수는 KIA 유니폼을 입었다. 롯데 좌완 듀오 강영식과 김이슬에 밀려 이렇다할 기회를 얻지 못해 방출 통보를 받았으나 새로운 팀에서 선수 생명의 마지막 기회라는 각오로 투지를 불태운다. 특히 젊은 투수들이 주류를 이루는 팀 특성상 그의 풍부한 경험은 영건들의 성장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또한 원포인트 릴리프로서 제 몫을 해낼 것으로 보인다. 7년 만에 친정으로 복귀한 좌완 김경태(LG)는 오상민과 더불어 쌍둥이 마운드의 든든한 좌완 릴리프로 활약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SK에서 방출된 뒤 독립리그 진출을 노렸던 김경태는 볼스피드 향상 대신 너클볼을 장착했다. 김재박 LG 감독은 시범경기에서 김경태의 투구를 지켜본 뒤 "너클볼이 괜찮게 구사되었던 것 같다"고 만족감을 표시했다. FA 보상 선수로 둥지를 옮긴 SK 좌완 이승호와 두산 내야수 이원석도 각오는 마찬가지. 2003년 탈삼진 1위에 올랐던 이승호는 SK 선발 후보로 거론될 만큼 김성근 감독의 총애를 받고 있다. 이원석도 호시탐탐 주전 자리를 탐내고 있다. 롯데 시절 주전 유격수로도 활약했던 이원석은 홍성흔(롯데)의 FA 보상 선수로 반달곰 유니폼을 입었다. 그는 이대수, 손시헌, 김재호 등 풍부한 내야 요원들과 치열한 경쟁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그는 이적 직후 인터뷰를 통해 "그저 열심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각오를 밝힌 뒤 "어떻게 보면 긴 시간인데 만족할 만한 성적을 거두지 못한 것 같아 아쉽다. 막상 떠나려니 시원섭섭한 마음"이라고 속내를 드러냈다. 우여곡절을 겪은 이들이 개막전 엔트리 발탁을 계기로 새로운 전환점을 맞게 될지 주목된다. what@osen.co.kr 안경현-김경태-이원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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