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리 계투' 이재우, "정재훈-김상현을 믿는다"
OSEN 기자
발행 2009.04.02 13: 35

"랜들이 없어도 (정)재훈이나 (김)상현이가 잘 할꺼예요". 지난 시즌 두산 베어스의 승리 카드로 활약했던 이재우(29)가 자신의 앞에서 마운드를 책임질 선발요원들에 대한 믿음을 나타냈다. 지난 시즌 11승 3패 17홀드 2세이브 평균 자책점 1.55을 기록했던 이재우는 묵직한 직구 구위와 예리하게 떨어지는 변화구를 인정받아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WBC) 대표팀에 승선하는 기쁨을 안았다. 그러나 대회 개막 전 국내 리그와는 다른 공인구 적응에 어려움을 겪었고 컨디션 또한 예상만큼 올라오지 않는 바람에 대표팀서는 승리 카드로 활약하지 못했다. "대표팀에 도움이 되지 못해 자괴감도 느꼈다"라며 말을 아끼는 대신 굳은 표정을 지은 이재우. 지난 1월 태어난 첫 딸 윤서 양에게 자랑스러운 아버지가 되고 싶었으나 맹활약을 선보이지 못했다는 데 대한 아쉬움을 알 수 있었다. 두산은 지난 3월 30일 허리 부상을 호소하던 맷 랜들(32)을 웨이버로 공시, 시즌 개막을 코 앞에 두고 새로운 주축 선발을 발굴하는 데 여념이 없다. 최악의 경우에는 이재우가 조기에 투입되어 지난 시즌보다 더 자주, 더 많은 이닝을 소화할 가능성도 크다. 이재우는 지난해 65경기에 출장해 87⅓이닝을 소화하며 지난해 계투로만 출장한 투수들 가운데 마정길(30. 한화, 92⅔이닝)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이닝을 소화했다. 튜빙에 열중하던 이재우에게 '투구수 증가에 따른 피로 누적' 가능성에 대해 묻자 그는 이렇게 답했다. "괜찮습니다. 랜들은 떠났지만 정재훈(29), 김상현(29) 같은 다른 선발 투수들이 현 상황에서 더욱 좋은 카드라고 생각합니다. 실력을 갖춘 친구들인 만큼 재훈이나 상현이가 훨씬 더 좋은 활약을 펼쳐줄 것으로 믿고 있습니다" 이재우는 팀 내 두산 1군 투수들 중 김선우(32)에 이어 두 번째로 나이가 많다. 다른 팀에 비해 상대적으로 젊은 투수진을 다잡아야 하는 동시에 완전하게 검증되지 않은 후배 선발 요원들이 제 기량을 떨치길 바라는 이재우의 마음을 알 수 있었다. "귀국 후 가족들과 함께 하다보니 이제는 딸 아이가 눈을 맞추고 아빠를 알아 본다"라며 흐뭇하게 웃어 보인 이재우. WBC서의 아쉬움을 뒤로 하고 가족에 대한 사랑과 동료에 대한 믿음 속에 새로운 시즌을 준비 중인 이재우가 자신의 전성기를 계속 이어나갈 수 있을 지 팬들의 기대가 점점 커지고 있다. farinell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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