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1일 K리그 3라운드 광주 상무와 FC 서울의 경기가 열린 광주월드컵 경기장. 후반 9분 후방에서 길게 넘어온 볼을 받은 광주의 한 선수가 상대 수비수 2명을 제치고 결승골을 뽑아냈다. 그리고 곧장 비춰진 전광판에는 한 여인이 한없이 울고 있었다. 다름아닌 '이등병 아버지' 최성국과 그의 아내의 이야기다. 이 날 최성국은 자신의 4살박이 아들 온유군과 아내 그리고 장인이 지켜보는 가운데 골을 터트려 팀 승리를 이끈 뒤 "아내와 아들을 잠깐이라도 봐서 너무 좋았다. 덕분에 골을 넣은 것 같다"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그리고 이제 '리틀 마라도나' 최성국은 사랑스런 아내와 2003년 리그 참가 후 시즌 중 첫 정규리그 1위에 도전하는 소속팀을 위해 부산으로 향한다. 정규리그 3골로 득점선두를 달리고 있는 최성국이 이끄는 광주는 오는 4일 부산아시아드경기장서 부산 아이파크와 정규리그 4차전을 치른다. 만약 이 날 현재 리그 1위를 기록 중인 전북 현대가 성남 일화와 비기거나 지고 광주가 부산에게 승리를 거둔다면 광주는 팀 역사상 최초로 리그 선두에 올라서게 된다. 광주는 부산을 제물로 삼아 정규리그 원정 40경기 무승(11무 29패, 득점 22/실점 69)의 지긋지긋한 징크스도 떨쳐버리겠다는 각오다. 역시 그 선봉장에는 최성국이 선다. 지난해 성남 유니폼을 입고 갖춰진 틀에서 방황하던 최성국은 광주에 입단한 뒤 시쳇말로 잘 나가고 있다. 이강조 감독의 배려로 프리롤에 가까운 역할을 부여받은 최성국은 더 없이도 활발한 움직임을 선뵈고 있다. 또한 아까운 찬스를 놓쳐도 해맑게 웃음과 동시에 동료들에게 엄지를 치켜세우는 등 파이팅을 전이시키는 역할까지 도맡고 있다. 광주의 믿는 구석은 최성국으로 국한된 것은 아니다. 매 경기 2~3개의 슈퍼세이브를 보여주는 골키퍼 '용데사르' 김용대와 지난 시즌 7골로 팀 내 최다득점을 기록한 '골 명중' 김명중이 살아나고 있다. 더불어 박병규 배효성 강민혁으로 이어지는 수비라인 역시 탄탄함을 과시하고 있다. '만년 꼴찌' 광주 상무의 아름다운 도전이 여전히 현재진행형으로 이뤄지고 있다. parkrin@osen.co.kr 광주 상무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