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문 감독, "투수 수비,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아"
OSEN 기자
발행 2009.04.03 07: 54

"별 거 아닌 것 같아 보여도 정말 중요한 것이다". 김경문 두산 베어스 감독이 '제5의 내야수' 투수 수비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김 감독은 지난 1일 오후 잠실 구장서 1군 개막전 엔트리에 이름을 올릴 투수들과 내야수들의 수비 움직임을 예의주시하며 동작이 느려질 시에는 가차 없이 지적에 들어갔다. 특히 내야 송구 시 거치적 거리는 동작이 있을 경우에는 어김 없이 김 감독의 불호령이 떨어졌다. 김 감독은 두 발이 크로스 형태로 변하면서 송구가 불안정해지면 주저하지 않고 "다시"를 외치며 투수들을 면밀히 지켜보였다. 1루 땅볼 상황서 수비수들의 백업 플레이가 늦어질 때도 김 감독의 "다시" 구호는 그대로 이어졌다. 이날 수비 훈련서 가장 좋은 모습을 보인 투수는 임태훈(21)이었다. 임태훈은 특히 번트 타구 훈련서 3루 송구 시 베이스 정 가운데를 향한 송구가 아닌, 3루 선상에 놓인 야수의 글러브를 향해 공을 던졌다. 3루수가 공을 잡은 후 곧바로 왼손을 내려 손쉽게 태그할 수 있도록 다음 동작까지 수월하게 한 송구였다. 만루 상황을 가정하고 벌어진 스퀴즈 번트 수비 훈련서도 임태훈의 활약은 이어졌다. 임태훈은 홈플레이트서 김광수 수석코치가 떨군 공을 빠르게 달려가 잡은 뒤 최승환(31), 김진수(30) 등 포수들이 곧바로 1루 송구로 이어갈 수 있도록 자신의 왼쪽으로 공을 토스했다. 태그가 필요 없는 만루 상황이었던 만큼 임태훈의 동작은 야수를 편하게 하는 수비로 볼 수 있었다. 김 감독은 임태훈의 수비를 지켜보며 "다음 동작을 줄여주는, 굉장히 좋은 수비다. 어찌 보면 단순하고도 당연한 동작일 수 있지만 함께 호흡을 맞추는 동료의 움직임까지 생각한 저런 모습이 가장 중요하다"라며 투수 수비가 더없이 중요함을 이야기했다. 2선발로 시즌을 시작할 예정이던 맷 랜들(32)이 장기간의 치료를 요하는 부상으로 퇴출의 칼을 맞아 선발진이 취약해진 만큼 집중적 훈련을 통한 내부 성장으로 팀을 꾸리겠다는 감독의 의도를 알 수 있었다. 지난 시즌까지 2년 연속 한국 시리즈 진출에 성공하는 등 최근 5년 간 포스트 시즌 4회 진출에 성공한 두산의 선수단 평균 연봉 1억1031만원으로 8개 구단 중 가장 낮다. 고연봉의 스타 플레이어를 영입하거나 잔류시키는 데는 실패했으나 이를 젊은 선수들의 성장으로 상쇄한 김 감독의 전략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가장 기본적인 훈련에 집중하며 선수들의 움직임을 면밀주도하게 지켜 본 김 감독. 또다시 '내부 성장'을 기치로 내건 두산이 2009시즌 어떤 '히트 상품'을 내놓을 것인지 팬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farinell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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