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대 톱 코미디언에서 2000년대 중반 예능 MC로 컴백한 최양락이 제 2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아직은 톱MC를 운운하기에 그가 맡은 역할들의 비중이 작지만 시청자 반향은 갈수록 높아지는 중이다. 단적인 예로 이번 주 KBS 2TV 화요일 심야 예능 '상상+'는 최양락의 게스트 출연에 힘입어 모처럼 시청률과 시청자 호평의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 오랜 개그맨 생활에서 배어나오는 여유를 바탕으로 탁재훈-신정환 등 메인 MC들과 후배 게스트들을 깐족이는 입담으로 제압했다. 이렇듯 게스트 출연 프로마다 큰 웃음을 터뜨리면서 최양락을 향한 예능 프로 PD들의 러브콜도 계속 늘어가고 있다. 게스트 뿐 아니라 고정 출연과 메인 MC를 마련하려는 움직임도 늘어나는 중이다. 이미 SBS ‘야심만만-예능선수촌’에서는 게스트 출연 당시의 폭발적인 시청자 반응을 등에 업고 고정 코너를 꿰찬지 오래다. 동료 개그맨 이봉원과 함께 오랜만에 예능 프로에 얼굴을 내비쳤던 그는 전성기 시절 못지않은 순발력과 구수한 사투리로 좌중을 휘어잡았다. 얼마 후 최양락은 '야심만만' 개편과 함께 신설된 7080 추억의 노래를 코믹하게 소개하고 대화를 나누는 '너는 내 노래' 코너에서 'DJ락'으로 활약을 펼치고 있다. 방송 관계자들은 "개그맨들의 연기 수명이 갈수록 짧아지는 가운데 1980년대 전성기를 보냈던 최양락이 요즘 시청자들에게 통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는 거의 하지 못했다"며 "일과성으로 생각했던 그의 예능 프로 인기가 점점 자리잡아 가고 있다"고 놀라움을 금치못하는 중이다. 또 최양락의 복귀 성공은 늘 그 나물에 그 밥이라는 비난을 받아오던 예능 MC 사회에 새로운 활력소로 자리잡고 있다. 이경규 외에 장수하는 개그맨이 없던 참에 일찌감치 방송 기회를 접어야했던 대다수 코미디언들에게 희망을 선사한 셈이다. 음반이나 영화 홍보를 목적으로 한 가수, 배우들의 게스트 출연으로 신변잡기 토크 일변도의 TV 예능도 신세대와 중장년층 세대를 동시에 겨냥하는 새로운 예능 소재를 발견했다는 데서 의의를 찾고 있다. 최양락은 얼마전 KBS ‘박중훈쇼'에 출연, “개그는 시대에 따라 변한다. 변화에 맞춰야 한다"며 “좋은 코미디란 큰 피해자가 없이 모두가 웃을 수 있는 개그다. 뒤끝 있고 당하는 사람이 괴롭거나 누굴 ‘바보’로 만드는 개그는 좋은 코미디가 아니다. 개그로 인해 상대방, 혹은 그의 가족이나 지인들이 상처 받는다면 좋은 코미디라 할 수 없다”는 소신을 밝혀 시청자들의 호응을 사기도 했다. mcgwire@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