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연 사망 한 달, 사건 해결 0%
OSEN 기자
발행 2009.04.06 10: 54

탤런트 장자연이 경기도 분당 자택에서 스스로 생을 마감한지 꼭 한달이 지났다. 고인 사망 후 생전 술 로비, 성상납 등이 기술된 문건이 공개돼 사회적 파장을 불러일으켰으며 경찰에서도 본격 수사에 나섰지만 6일 현재까지 속시원히 해결된 건 아무 것도 없다. 장자연은 지난달 7일 오후 자택 계단에서 목매 숨진채 발견됐다. 단순한 우울증으로 인한 신인여배우의 자살이 세간을 떠들썩하게 만든 사회 문제로 대두된 것은 유장호 전 매니저(호야스포테인먼트 대표)가 고인이 생전 남겼다는 문건에 대해 언급하면서다. 유씨는 고인 사망 다음날인 8일 빈소를 찾아 “심경을 적은 글을 가지고 있다. 단순한 우울증 때문에 자살한 것이 아니다. 일반인들은 감당할 수 없는 고통을 겪고 있었다”고 말하면서도 문건 내용은 유족의 뜻에 따라 공개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문건에 대한 다양한 추측이 오갔지만 경찰은 故 장자연 사건을 자살로 최종 마무리 짓는다는 데 변함이 없었다. 하지만 본격적인 수사에 들어간 것은 13일 KBS 뉴스9에서 문건을 단독 입수해 보도하면서다. KBS는 “기획사로부터 부당한 대우를 받았다”며 세세한 내용이 적혀 있는 문건을 보도했다. ‘감독이 골프 치러 올 때 술과 골프 접대를 요구 받았다’ ‘룸살롱에서 술접대를 시켰다’ ‘잠자리를 강요받았다’ 등 연예계 공공연한 비밀로 떠돌던 성 상납에 대한 내용이 기술돼 있었다. 또 소속사 대표 김모 씨로부터 ‘방안에 가둬놓고 손과 패트병으로 수없이 때렸다’ ‘협박과 욕설 구타, 매니저 월급까지 모든 비용을 부담하도록 강요받았다’고 했다. 이 같은 내용은 장자연 자필로 적혀 있었으며 문건 작성 뒤 주민등록번호를 병기하고 지장까지 찍어 사실임을 입증하고 있다. 경찰은 14일 본격적인 수사에 나섰으며 15일 문건을 확보하고 사실여부 조사에 본격 착수했다. 대중들 역시 경찰 수사에 반색하며 “철저한 규명과 처벌”을 요구했다. 경찰의 유족이 사자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한 유씨와 KBS 기자 등 7명과 문건 관련자 포함 총 12명을 수사 대상자로 선정했고 문건에는 언급되지 않지만 술자리에서 고인에게 부적절한 행위를 한 것으로 알려진 인터넷 언론사 대표를 추가시켰다. 경찰은 수사 범위를 확대하고 참고인 조사를 계속하고 있지만 현재까지 속시원히 밝혀진 진실은 사실상 전혀 없으며 앞으로도 범죄 혐의가 증명되긴 어려울 것이라는 게 관계자들의 말이다. 무엇보다도 경찰이 김모 씨가 장씨를 폭행 협박 강요한 혐의를 확인하고 체포영장을 발부한 상태이지만 김씨는 일본에 체류 중에 있으며 경찰 소환에 응하지 않고 있다. 경찰은 범죄인인도 청구와 휴대전화 위치 추적에 나섰지만 김 씨 검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피해자가 숨진 상황이며 김 씨 조차 국내에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다른 범죄도 입증하기 어렵다. 자연스럽게 김씨의 강요 교사, 방조 등의 협의도 입증하기 힘들다. 성매매 사실 여부도 마찬가지다. 성관계가 있었음을 어렵사리 확인하더라도 대가로 금품을 주고 받았는지 확인 자체가 힘든 상황이다. ‘성매매’가 성을 사고 파는 행위를 일컫기 때문에 대가가 지급됐다는 게 증명되야 한다. 술자리에서의 부적절한 행위, 성추행의 경우 친고죄이기 때문에 피해자가 사망한 현재, 처벌 가능한지조차 불투명하다. 경찰은 유족이 대신 고소할 수 있는지 검토 중에 있다. 또 문건 유출과 관련된 명예훼손에 대한 부분은 유씨와 기자들의 진술이 엇갈리고 있다. 무엇보다도 대중의 가장 큰 관심은 문건에 언급된 7명의 범죄 여부 확인과 처벌 여부이다. 하지만 위에서 언급된 것과 같이 고인이 사망했으며, 당사자들이 혐의를 부인하고 있고 김 대표 소환이 어려운 현실에서는 끝까지 입증이 안될 가능성이 크다. 심증만 있지 물증이 없기 때문이다. 결국 장자연 사건과 관련해 처벌을 받는다 해도 김 씨 한 명에 그칠 가능성이 크고 그 처벌 수위도 낮을 것으로 예상된다. miru@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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