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거의 다 이뤘다. 팀 우승 만이 남았다". 오랜 여정 속에 대기록을 달성한 송진우(43. 한화 이글스)가 "은퇴 전 우승의 기쁨을 느껴보고 싶다"라며 선수 생활 마지막 목표를 밝혔다. 송진우는 9일 대전 구장서 벌어진 두산 베어스와의 경기에 7회초 세 번째 투수로 등판, ⅔이닝 3피안타 1실점을 기록하며 프로 21년 째 만에 통산 3000이닝을 달성했다. 구장을 찾은 관중들은 뼈를 깎는 자기 관리를 통해 통산 9000번의 아웃 카운트를 잡아낸 송진우를 향해 박수를 보냈다. 비록 팀은 2-11로 대패했으나 오랫동안 한 팀을 위해 뛰어오며 진정한 '프랜차이즈 스타'가 된 중년 투수에 대한 고마움의 표시였다. 경기 후 송진우는 "통산 200승에 3000이닝 까지 할 수 있을 것이라고는 생각지 못했다. 1989년 데뷔 이후 1년, 1년 뛰어오다보니 엄청난 기록까지 세워버렸다. 내가 생각해도 놀랍다"라며 소감을 밝혔다. 뒤이어 그는 "이제 더 이룰 것이 없다고 생각한다. 은퇴 전 마지막으로 팀의 우승을 직접 보는 것이 내 마지막 목표다. 이제 계투 보직으로 뛰는 만큼 최선을 다해 팀 성적을 올리는 데 주력하겠다"라며 앞으로의 각오를 밝혔다. 김인식 감독 또한 "25년 전 어린 아이 같았던 송진우가 어느덧 중년이 되어 대단한 기록을 세웠다. 아직 더 던질 수 있는 선수고 후배들에게 귀감이 되는 투수다"라며 송진우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다음은 송진우와의 일문 일답. ▲ 3000이닝 달성에 대한 소감을 묻겠다. - 프로 데뷔 이후 1989년 4월 12일 롯데 전서 완봉승을 거둔 뒤 계속 이닝을 채워나갔고 어느덧 21년이나 되었다. 200승이나 3000이닝을 기록할 것이라고는 생각지 못했다. 1년, 1년 씩 해나가다 보니 이러한 기록까지 세웠다. 내가 생각해도 놀랍다. ▲ 여러 기록 중 자신이 봐도 가장 대단하다고 생각되는 것은 무엇인지. - 10여 년전 기록한 100승이나 선동렬(현 삼성 감독) 선배를 넘어서던 147승 째 경기, 200승 달성에 오늘(9일) 기록한 3000이닝까지 포함해서 모두 잊을 수 없다. 외견상으로는 200승에 중점을 둔다고 볼 수도 있겠지만 3000이닝도 생각해 보면 엄청난 기록이라고 생각한다. 다 대단한 기록이라고 생각한다. ▲ 이대수(28)를 우익수 플라이로 잡아내며 3000이닝을 기록했는데 당시 느낌은 어땠는가. - 극적 상황도 아니었고 목표치에 기록이 얼마 남지 않았던 만큼 이번 주 중에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었다. ▲ 후배들을 보면서 과거 신인 시절의 자신과 비추어 본다면. - 요즘 신예 투수들은 145km는 기본에 150km 이상의 직구까지 던지는 선수들이 많다. 그러나 지켜 보면 뭔가 부족한 게 있다. 조금만 더 생각하면 더 나은 성적을 거둘 수 있는 것이 야구다. 내 경우는 30세가 넘어서 야구장에서의 생활을 즐거워하고 야구를 즐겼던 것 같다. 과거에 비해 기술-체력 보강 면이 많이 발달한 만큼 이를 바탕으로 좋은 선수들이 많아졌으면 한다. ▲ 남은 목표가 있다면. - 이제 더 도전할 개인 목표가 없는 것이나 다름없다. 마지막 목표가 있다면 팀 우승을 은퇴 전 한 번 더 맛보는 것이다. 특히 올해는 중간 계투진에 포진한 만큼 팀이 포스트 시즌으로 진출하는 데에 한 부분이 되고 싶다. ▲ 선수 생활에 있어 가장 큰 위기가 있었다면. -1997~98 시즌 각각 6승 씩 만을 거둔 적이 있었다. 상대 타자들에게 난타를 당하며 위기를 맞았었는데 1999시즌을 앞두고 애리조나 스프링캠프서 체인지업을 새로 배우는 등 새로운 마음으로 나섰다. 위기이자 기회가 되었던 순간인데 이를 겪고 난 뒤 이후 몇 년간 페이스가 좋았던, '제2의 전성기'가 되었던 것 같다. farinelli@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