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을 외로움과 싸웠던 일지매는 따뜻한 월희의 품으로 돌아왔다. 하지만 그가 꿈꾸던 이상향은 끝내 실현되지 못했다. 9일 방송된 MBC 수목드라마 '돌아온 일지매' 24회 마지막 방송에서는 다모 수련(전수연 분)이 칼을 맞고 쓰러진 일지매(정일우 분)은 천만다행으로 목숨을 건지고 건강을 회복했다. 하지만 청나라에 포로로 잡혀 온 조선 백성들의 처참한 현실을 보는 일지매의 마음은 걷잡을 수 없이 쓰라리기 시작했다. 청나라에 볼모로 잡혀 있는 소현세자의 부름을 받은 일지매는 위험을 무릎쓰고 포로들이 조선으로 도망치는 걸 도았다. 한편 선달(강남길 분)은 조선을 떠나기 전 몸에 병을 얻었지만 차돌을 찾기 위해 홀로 청나라로 향했다. 식당에서 잔심부름하며 구박받고 있는 차돌을 찾아 눈물의 상봉을 했다. 선달은 차돌을 자신의 아들로 입적시키며 "이제 일지매 이야기를 완성시킬 수 있는 사람은 너 밖에 없다"는 유언을 남기고 세상을 뜨고 말았다. 일지매의 아들을 낳은 월희는 그리움으로 하루하루를 보내면서도 종이 만드는 일을 시작했다. 일꾼들로는 청나라에 포로로 잡혀갔다가 돌아왔지만 환영받지 못하는 이들을 한데 모아 종이 사업을 시작했다. 그렇게 9년이란 세월이 흘렀다. 여전히 조선인 포로를 빼내어 고향으로 돌려보내던 일지매는 청나라 황제가 만나고싶어 한다는 얘기에 찾아가 거래를 했다. 보검을 돌려달라는 황제의 요구에 "보검의 가치 만큼 조신인을 풀어달라"고 말하는 기지를 발휘해 거래를 성사시키고 소현세자와 볼모, 포로 3만명을 구했다. 성인이 된 차돌이는 일지매 이야기를 8권의 책으로 완성해 보급시켰다. 차돌과 재회한 월희는 아들에게 일지매 이야기를 들려주며 아버지와 첫 대면시켰다. 그러나 월희와 아들이 일지매를 실제로 보기까지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일지매는 소현세자와 함께 "새로운 나라를 세우자"는 신념으로 조선으로 돌아와 따뜻한 월희 품에 안겨 이상국을 꿈꿨다. 일지매는 "꿈을 꿨다. 밤인데 하얗고 집이 끝이 안 보이는 새로운 세상이었다. 어쩌면 미래고 다시 오지 않을 세상일지도 모른다. 나는 여전히 복면을 쓰고 있었고 아직 내 일이 끝나지 않은 것 같았다"며 불안해 했다. 월희는 "백년, 아니 그 이상의 세월이 흘렀을 것이다. 그렇게 먼 훗날이라면 일지매가 없는 세상이 올 것이다"고 안심시켰다. 하지만 수백년의 세월이 흘러 현세에서도 일지매는 복면을 쓰고 빌딩 숲 꼭대기에서 외로운 눈으로 도시를 바라보고 있었다. 결국 일지매가 꿈꾸던 '일지매가 없어도 되는 세상'은 오지 않고 '돌아온 일지매'는 안타까운 결말을 맞았다. miru@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