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민태 코치의 '못 말리는' 후배 사랑
OSEN 기자
발행 2009.04.10 19: 21

[OSEN=목동, 김대호 객원기자] 정민태 히어로즈 투수코치의 못 말리는 '후배사랑'이 지극하다. 정민태 코치는 지난 9일 목동 삼성전이 끝난 뒤 송신영과 이동학 두 투수를 데리고 저녁식사를 함께 했다. 밤 11시가 넘은 늦은 시간이었지만 이들을 그냥 보내고선 잠이 올 것 같지 않아서였다. 송신영과 이동학은 이날 삼성전서 중간계투로 등판해 부진한 투구내용을 보였다. 경기 중 정민태 코치는 마치 어린 자식을 물가에 내보낸 부모처럼 공 하나하나에 노심초사하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이동학이 7회초 제구력 난조로 1사 만루의 위기를 맞자 표정이 심하게 일그러진 채 어쩔 줄 몰라 했다. 마운드에서 긴장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는 이동학이 안쓰러웠던 모양이다. 히어로즈가 8-4로 넉넉하게 앞선 상황이라 정 코치의 이런 모습은 매우 특이하게 다가 왔다. 경기 뒤 정 코치는 송신영과 이동학에게 소주 한 잔을 건네며 어깨를 다독였다. "그렇게 좋은 공을 가지고 겁날 게 뭐냐. 한두 번 못 던진다고 2군에 내려가는 일은 절대 없다. 편안하게 던져라". 정 코치는 혹시나 이날 부진한 투구내용으로 의기소침해 있을지 모를 후배들의 사기를 '팍팍' 끌어 올려줬다. 정민태 코치가 이 처럼 선수들을 '끔찍이' 아끼는 이유는 오랫동안 한솥밥을 먹었던 친동생 같은 후배들이기 때문이다. 한국 최고의 우완투수에서 올해 지도자로 첫 시즌을 맞고 있는 정 코치의 의욕은 넘친다. 눈 감고도 투수들의 일거수일투족을 모조리 꿰고 있을 정도로 애정을 갖고 있는 정 코치로선 히어로즈가 약체로 분류되는 것이 여간 속상하지 않을 수 없다. "두고 보세요. 히어로즈가 약하지 않다는 사실을 아는데 오래 걸리지 않을 겁니다. 특히 투수진은 내가 보장합니다". 정민태 코치의 '한 턱'을 얻어먹은 송신영과 이동학 둘의 표정은 한결 밝아졌다. 더욱이 10일 SK전을 앞두고 김시진 감독까지 나서 이들 둘과 개인면담을 하면서 사기를 북돋워 줬다. 정민태 코치는 "저도 선수 시절에 김시진 코치님한테 많이 얻어 먹었어요. 배운 대로 하는 거지요"라는 정치색 짙은(?) 멘트도 잊지 않았다. 히어로즈 정민태 코치/히어로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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