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밖이다. 지난 해와는 사뭇 다른 양상이다. 2009시즌 홈런왕 판도에 한바탕 변화가 예상되고 있다. 개막 일주일을 맞은 2009 CJ 마구마구 프로야구 홈런왕 레이스가 초반부터 불꽃을 튀기고 있다. 작년 홈런왕이자 WBC 홈런왕인 한화 김태균(27)이 여전한 위력을 뽐내고 있는 가운데 새로운 얼굴들이 가세했다. 지난 해 경쟁자들이었던 롯데 가르시아와 이대호가 조용한 가운데 새로운 거포들이 합류, 뜨거운 레이스를 예고하고 있다. 주인공은 연일 홈런포를 가동하고 있는 작년 수위타자 김현수(21.두산)와 일본 홈런왕 출신의 외국인 좌타 강타자 페타지니(38, LG)이다. 김현수는 지난 겨울 정확한 타격에 힘을 실은 거포로 변신하기 위해 땀을 흘렸다. 그 결과가 개막 초반부터 불을 뿜고 있는 것이다. 김현수는 지난 7일 한화전서 멀티 홈런을 터트리며 변신을 알린데 이어 10일 잠실 LG전서도 담장을 넘겨 3개의 홈런을 기록하고 있다. 벌써 홈런 3개에 공동 2위로 작년 9개에 그쳤던 김현수로서는 대단한 장타력 향상이다. 비거리도 커서 정확도와 함께 파워를 갖춘 공포의 강타자가 됐다. 타율은 무려 5할6푼5리로 단독 선두를 질주중임은 물론이다. 타격왕 2연패와 함께 홈런왕에도 도전해볼만한 쾌조의 페이스이다. 지난 시즌 한국무대에 첫 선을 보인 LG 페타지니는 ‘몰아치기’로 4개를 기록하며 단숨에 홈런 단독 선두로 뛰어올랐다. 일본 프로야구 홈런왕 출신으로 지난 시즌 기대가 컸으나 장타력은 많이 떨어져 7홈런에 머물렀다. 뛰어난 선구안과 정확도 있는 타격은 여전했으나 파워가 기대에 못미쳤다. 하지만 올 시즌은 ‘담장효과’를 보면서 거포로 재탄생하고 있다. 지난 4일 삼성과의 대구 개막전서 승부와 상관없는 1-6으로 뒤진 경기 후반 솔로 홈런으로 마수걸이포를 날리더니 짧아진 잠실 홈구장서 위력을 발휘했다. 페타지니는 지난 10일 서울 라이벌 두산과의 경기에서 0-5로 뒤진 6회 솔로 홈런을 날린데 이어 8회 솔로, 그리고 9회말 끝내기 만루 홈런을 터트렸다. 생애 첫 3연타석 홈런과 끝내기 만루포로 한국무대 데뷔 이후 처음으로 거포의 위력을 맘껏 발산했다. 두산이 자랑하는 3명의 투수(정재훈-이재우-이용찬)를 제물로 삼은 홈런포들이었다. 페타지니의 거포 본능을 일깨운 것은 4m 줄어든 잠실구장 펜스였다. 두산전서 날린 3방의 홈런 중 2개가 일명 ‘X-존’ 홈런포였다. 이전 같았으면 외야플라이나 2루타 정도에 그쳤을 타구였지만 이동식 펜스를 넘어가는 홈런포로 연결됐다. LG가 야심차게 준비한 ‘X-존’ 홈런의 최대 수혜자로 페타지니가 떠올랐다. 전성기 때에 비해 떨어진 비거리를 구단의 이동식 펜스가 만회해준 셈이다. 타이틀 2연패에 나선 작년 챔프 김태균이 꾸준하게 홈런포를 가동하며 상위권을 지키고 있는 가운데 김현수, 페타지니가 경쟁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그리고 두산 최준석과 히어로즈 특급 용병 타자 브룸바가 나란히 홈런 3개씩 기록하며 경쟁에 불을 붙이고 있는 형국이다. 올 시즌 초반부터 뜨겁게 타오르고 있는 프로야구 홈런왕 레이스에 김현수와 페타지니가 최대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과연 누가 홈런 40개 이상을 터트리며 홈런왕에 오를 것인지 궁금해진다. sun@osen.co.kr 김현수-페타지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