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클링 히트' 이종욱, "기록 의식하기는 했다"
OSEN 기자
발행 2009.04.11 21: 54

"저도 사람인데요. 홈런 치고 덕아웃에서 의식하기는 했습니다". '종바마' 이종욱(29. 두산 베어스)이 생애 첫 사이클링 히트에 대한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이종욱은 11일 잠실구장서 벌어진 LG 트윈스와의 경기에서 5회 쇄기 투런 포함 5타수 4안타(1홈런) 3타점 3득점을 기록하며 프로야구 27년 역사 상 통산 14번째 사이클링 히트를 기록했다. 이종욱은 경기 후 "사실 전날 끝내기 역전패에 부담이 있었고 허리 근육통까지 도져 컨디션이 좋은 상태가 아니었다"라며 "5회 홈런 이후 3루타 빼고 모든 것을 다 기록했다는 생각을 했다. 나도 사람인 만큼 기록을 의식하고 7회 타석에 나섰다. 내가 원래 홈런보다는 3루타가 쉬운 스타일이지 않나"라는 말로 너스레를 떨었다. 매사 겸손한 모습을 보이던 그 답지 않게 대기록을 세운 데 대한 기쁨이 너무도 컸음을 알 수 있었다.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WBC)서 부진했던 만큼 이를 팀에 미치지 않게 하고자 주력했다"라며 최근 상승세의 이유를 밝힌 이종욱은 "27년 역사 상 14번 밖에 없던 대기록에 이름을 올리게 되어 영광이다"라는 말로 벅찬 감격을 나타냈다. 다음은 이종욱과의 일문일답이다. ▲ 578일 만에 홈런을 때려낸 데 이어 사이클링 히트까지 기록했다. -홈런을 칠 것이라고는 생각을 못했다.(이종욱의 홈런은 기존 담장을 넘어간 홈런이었다.) 상대 좌완 김경태(34)가 너클볼러인 만큼 변화구를 노렸다가 가운데로 몰린 실투를 친 것이 홈런이 되었다. ▲ 경기 당일 컨디션은 어떠했는가. 심신 전체적으로. - 사실 전날(10일) 역전 끝내기 만루포로 패한 데 대한 부담이 컸다. 게다가 훈련 중 허리 근육통이 있어 별 다른 활약을 펼치지 못할 것으로 예상했는데 좋은 결과가 나와 의외라고 생각한다. ▲ 7회 우익선상을 타고 흘러가는 타구가 나왔을 때 파울 여부에 상관없이 그대로 달린 것인지. - 예감을 했다. 이미 덕아웃에서 사이클링 히트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고 나도 사람인 만큼 의식은 했다. 원래 내가 홈런보다 3루타를 더 잘 때려내는 스타일 아니던가.(웃음) ▲ 2회 임재철(33)의 좌중간 단타 때 1루에서 홈까지 파고 든 주루 플레이 또한 인상적이었다. - 풀 카운트에 2아웃인 만큼 자동으로 치고 달려야 했다. 3루까지 내닫는 데 마침 김민호 코치의 '뛰어라'라는 사인이 있었다. ▲ 예년과 달리 시즌 초부터 타격 성적(3할6푼4리 1홈런 6타점)이 뛰어나다. - WBC에서 내가 너무 부진했다. 국가를 위해 좋은 모습을 보이지 못해 너무나 아쉬웠던 만큼 이를 소속팀에서까지 이어가서는 안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 역대 14번째로 드문 기록을 세운 만큼 감회가 남다를 것 같다. - 아직도 실감은 안 난다. 팀에서 두 번 밖에 달성되지 않은, 워낙 드문 기록인데 달성자로 이름을 올린 것은 엄청난 영광이다. farinelli@osen.co.kr '2009 CJ 마구마구 프로야구' LG트윈스와 두산베어스 경기가 11일 잠실경기장에서 열려 두산이 이종욱의 사이클링 히트와 장단 17안타를 날리며 13-5 대승을 거두었다. 경기 종료후 이종욱 선수가 웃음을 지어보이고 있다./잠실=김영민 기자ajyoung@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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