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자이언츠 '거포 듀오' 이대호(27)와 카림 가르시아(34)가 나란히 시즌 첫 홈런을 터트리며 부진 탈출을 예고했다. 이대호는 지난 11일 대전구장에서 열린 한화와의 경기에서 7회 1사 후 한화 세 번째 투수 송진우와의 대결에서 좌월 솔로 아치(비거리 120m)를 터트렸다. 맞는 순간 홈런을 직감할 만큼 큼지막한 타구였다. 10일까지 타율 1할5리(19타수 2안타)로 극심한 부진에 빠졌던 이대호는 1-3으로 뒤진 4회말 무사 1,2루서 7번 송광민의 번트 타구를 잡아 1루로 악송구하는 실책을 범하기도 했다. 실수를 만회하는 속죄포를 터트린 뒤 그제서야 환한 미소를 지었다. 지난해 타율 3할1리 131안타 18홈런 94타점 73득점으로 맹타를 휘둘렀으나 시즌 중반 슬럼프 탓에 적잖은 비난을 받은 이대호는 겨우내 체중 감량과 체력 강화를 위해 어느해보다 많은 노력을 쏟아부었다. 시즌이 끝난 뒤 한숨을 돌릴 법도 하나 그는 맹훈련을 거듭하며 자신을 채찍질했다. 제2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에 발탁된 이대호는 지난해 베이징 올림픽에서 보여줬던 불방망이를 과시하지 못했다. 그러나 이날 경기에서 호쾌한 한 방을 터트리며 부활 조짐을 보였다. 지난해 롯데의 4강 진출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던 가르시아는 6회 좌중간을 가르는 2루타를 터트렸다. 올 시즌 두 번째 안타. 무엇보다 가볍게 밀어쳐 2루타를 만들어냈다는 것은 가르시아의 타격감이 점점 좋아진다는 뜻. 7회 가르시아는 우중간 펜스를 넘기는 120m 짜리 1점 홈런을 작렬했다. 제리 로이스터 감독은 이대호와 가르시아의 부진에 대한 취재진의 물음에 변함없는 믿음을 드러냈다. 그는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기다리면서 참을성을 보여줘야 한다"고 운을 뗀 뒤 "이대호와 가르시아는 지난해 많은 타점을 올렸고 전혀 걱정하지 않는다. 매년 잘 해왔던 선수들인 만큼 조만간 해줄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선발진의 붕괴와 타선의 침묵 속에 주춤한 롯데 자이언츠. 그러나 이대호와 가르시아가 부진 탈출을 예고하는 홈런을 터트리며 본격적인 승수 사냥에 나설 전망이다. what@osen.co.kr 이대호-가르시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