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 첫 승' 성영훈, "다음에는 승리 다운 승리를"
OSEN 기자
발행 2009.04.12 10: 59

"제가 승리 투수가 될 줄은 몰랐어요. 좀 잘 던졌어야 했는데". 2009시즌 신인 최대어로 꼽힌 우완 성영훈(19. 두산 베어스)이 다소 아쉬운 투구 내용을 선보였으나 데뷔 첫 승을 거두는 데 성공했다. 성영훈은 지난 11일 잠실 구장서 벌어진 LG 트윈스와의 경기서 3-1로 앞선 3회 말 2사 만루서 선발 노경은(25)을 대신해 마운드에 올라 2이닝 동안 3피안타 2실점을 기록한 뒤 5회 2사 2루서 김상현(29)에게 바통을 넘기고 덕아웃으로 물러났다. 총 투구수 29개에 직구 최고 구속은 143km로 이전 경기보다 컨디션이 떨어진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이날 공식 기록을 맡은 김태선, 최성용 기록위원은 팀의 리드 상황에서 비교적 효과적인 투구를 했다는 판단 하에 승리 투수 자격을 성영훈에게 부여했다. 지난 2007년 9월 13일 한화-삼성 전서 5회 이전 물러난 투수 유원상(23. 한화)이 승리 투수가 되며 데뷔 첫 승을 거뒀을 때와 비슷한 상황이었다. 경기 후 성영훈은 "선배들이 저보고 승리 투수라고 하셔서 어안이 벙벙하더라구요. 데뷔 첫 승리를 거두기는 했는데 기분은 좀 찝찝하네요"라며 쑥스럽게 웃어 보였다. 팀 승리를 지키는 계투로 시즌을 시작한 만큼 확실한 쾌투를 보여주지 못했다는 자책감을 웃음으로 씻어내려는 소년의 순수함이 묻어나왔다. 지난 8일 대전 한화전서 2-2 동점이 된 7회말 2사 만루에 데뷔 등판을 가졌던 성영훈은 3경기서 모두 쉽지 않은 상황에 마운드에 올랐다. "기본적으로 마운드에서 담력을 갖춘 유망주인만큼 경험을 쌓아주며 더 좋은 투수로 성장할 수 있게 만들고 싶다"라며 혹독하게 조련 중인 김경문 감독의 의중을 알 수 있었다. "투구 밸런스가 안 좋고 컨디션도 별로였어요. 한 10% 정도 밖에 힘을 못 쓴 것 같네요"라고 이야기 한 그는 "2점을 내줘 만족스럽지 않은 피칭이었습니다. 올 시즌 부상 없이 컨디션 조절도 잘하면서 1군에서 계속 활약하고 싶습니다"라는 말로 2009시즌 포부를 밝혔다. 성영훈의 현재 성적은 1승 무패 평균 자책점 4.15(4⅓이닝, 11일 현재)에 이닝 당 주자 허용 출루(WHIP) 0.92로 나쁘지 않다. 직구-슬라이더 투 피치를 주로 삼는 투수라 선발로 기용하기 어려운 스타일이지만 덕수고 시절 '고교 야구 역사 상 열 손가락 안에 드는 직구 구위'라는 평을 받은 유망주가 바로 성영훈이다. 불과 두 달 전 고교를 졸업한 성영훈은 소년의 이미지를 갖고 있지만 자신의 임무에 대한 책임감을 확실히 갖춘 투수로 승부 근성을 불태우는 선수를 중용하는 김 감독의 지도 방침에 부합되는 투수다. 쑥스러운 데뷔 마수걸이 승리를 따낸 성영훈이 2009시즌 두산 투수진의 힘이 될 수 있을 지 팬들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farinell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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