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박경완과 함께' 투타 동시 부활 중
OSEN 기자
발행 2009.04.12 11: 28

"박경완이 살아나니 SK 다워졌다". 디펜딩 챔피언 SK가 베테랑 포수 박경완(37)과 함께 마운드와 타선이 무섭게 살아나고 있다. SK는 지난 10일과 11일 양일간에 걸쳐 목동구장에서 열린 히어로즈와의 원정경기에서 각각 21안타 16득점, 16안타 10득점으로 폭발적인 연승행진을 이어갔다. 지난 9일 광주 KIA전까지 한 자리수 안타와 평균 3.4에 그쳤던 공격력이 4연승으로 무서운 상승기류를 타던 히어로즈를 상대로 우승 후보다운 면모를 갖추기 시작한 것이다. 이는 묘하게도 박경완이 지난 9일 경기에서 멀티히트를 기록한 후부터 경기 연속 멀티히트를 기록하면서 시작됐다. 지난 10일 마수걸이 홈런을 친 박경완은 최근 3경기에서 계속 멀티히트를 기록하며 13타수 6안타(2홈런) 3득점 5타점으로 매섭게 방망이를 돌리고 있다. 김성근 SK 감독은 지난 10일 경기 후 "역시 박경완이 좋아지면서 전체적으로 안정세를 찾고 있다"고 밝혔다. 박경완의 안정은 타선과 마운드가 동시에 무게감을 갖는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김 감독은 시즌에 앞서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회 출전으로 전지훈련 캠프를 비운 박경완이 얼마나 해줄지 걱정이다"며 "투수들의 성향을 속속들이 파악하는 스타일인 박경완이 얼마나 빨리 팀에 적응하는가가 관건이다"고 강조했다. 매 시즌 투수들의 장단점을 속속들이 파악한 뒤 시즌을 맞는 스타일인 박경완이지만 이번 시즌의 경우는 그럴 기회가 사실상 없었다. WBC에서 돌아와서도 양쪽 아킬레스건 통증으로 시범경기에서조차 제대로 마스크를 쓰지 못해 투수진들의 공을 직접 받아보지 못했다. 구위를 점검할 시간이 턱없이 부족했던 것이다. 더불어 유일하게 수비진형을 볼 수 있는 포수로서 야수들의 움직임을 파악할 기회도 많지 않았다. 이에 박경완도 "그동안은 우리 투수들의 구위를 다 알고 있는 상태에서 시즌을 맞이했다. 다른 포수들은 모르겠지만 적어도 나는 그랬다. 그런데 올 시즌의 경우는 그렇지 못했다"면서 "많이 좋아지긴 했지만 아직 다 파악하지 못한 상태다. 그 기간이 짧으면 좋겠지만 점점 좋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올 시즌 1선발로 나선 채병룡의 경우를 들 수 있다. 채병룡은 지난 4일 시즌 개막전이던 문학 한화전에 선발로 나서 3이닝 2홈런 포함 6피안타 5실점해 부진했다. 그러나 지난 9일 광주 KIA전에서는 6이닝 동안 5피안타 1볼넷 7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이에 채병룡은 "개막전에서는 경완 선배와의 커뮤니케이션이 잘 이뤄지지 않았던 것 같다. 볼 패턴이 평소와 반대로 갔다. 아무래도 캠프 때 WBC 대회 출전하느라 투수들을 파악하는 시간이 짧았던 것이 요인이었다"며 "KIA전에서는 확실히 예전의 경완 선배로 돌아온 느낌이었다"고 설명했다. SK 전력분석팀 김정준 팀장 역시 "박경완이 캠프를 비운 것이 SK로서는 엄청난 타격이다. 서서히 좋아지고 있지만 아직은 시간이 더 필요한 것 같다. 좀더 많은 경기를 치러야 될 것이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선발진이 실점을 최소화 한 후 중간 불펜진을 동원해야 하는 SK 마운드는 최근 3경기에서 눈에 띄게 좋아지고 있다. 지난 10일 고효준만 1자책점을 기록했을 뿐 9일 채병룡, 11일 송은범은 무실점했다. 모두 6이닝씩을 소화하며 퀄리티스타트로 승리의 발판을 마련했다. 김 감독은 지난 11일 경기 후 인터뷰에서 "이제 SK다워졌다"고 반색했다. 이는 곧 박경완이 투수진을 파악하기 시작하면서 마운드에 안정을 되찾고 타격감으로도 이어지고 있다는 뜻이다. 하위타선에 있던 박경완은 6번자리로 올라서며 타자로서의 제 임무까지 소화하기 시작했다. SK가 다시 무서워지고 있다는 것은 곧 안방마님 박경완의 부활이 시작되고 있다는 의미라는 점에서 시즌 초반 SK의 행보에 더욱 시선이 고정되고 있다. letmeout@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