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로서 최선을 다할 뿐이다". '국민 우익수' 이진영(29, LG)이 FA 이적 후 처음으로 전 소속팀 SK와의 경기에 나선다. 이진영은 오는 14일부터 사흘간 문학구장에서 열리는 SK와의 원정 3연전에 출장, LG 이적 후 전 소속팀 SK전에 첫 선을 보일 전망이다.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 차출로 시범경기에서조차 문학구장을 찾을 기회가 없었다. 이에 따라 야구팬들의 관심도 집중될 전망이다. 지난해 FA 최대어로 꼽히던 이진영은 원소속팀 SK와의 우선 협상에서 총 35억 원을 제시받았지만 이를 뿌리치고 LG와 기존 연봉에서 50% 오른 3억 6000만 원에 계약을 체결, 유니폼을 갈아입었다. SK팬들은 이진영에 대해 지금까지도 애증이 교차된 감정을 드러내고 있다. 지난해 11월 9일 김재현과 더불어 FA를 선언한 이진영은 SK와의 협상과정에서 "SK를 떠나고 싶지 않다"며 잔류 의지를 밝혔다. 하지만 우선 협상 마감일인 19일을 넘기자마자 곧바로 LG가 제시한 계약서에 사인, 충격을 안겼다. SK팬들은 "왜 잡지 않았느냐"며 구단을 원망했고 "LG와 계약이 끝나면 다시 SK로 돌아오라"고 이진영에 대한 여전한 애정을 표시하면서도 "SK에 남고 싶다던 선수가 우선협상 기간이 끝나자마자 계약한 것은 이미 SK에 남을 의사가 없었다"면서 "팬보다 돈에 마음이 흔들린 선수가 왜 팬들 들먹이며 남겠다고 했는지 모르겠다"고 이진영으로부터 배신당했다고 강한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 김성근 SK 감독은 시즌을 앞두고 지금까지도 공공연히 "이진영이 없어 올 시즌 외야 운용이 힘들어졌다. 이진영의 공백이 아쉽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에 이진영은 "실력으로 증명해 보이겠다"면서도 "계약 과정에서 말 못할 사정이 있었다. 팬들에게 공식적으로 사과하지 못한 것은 지금도 마음에 걸린다"고 각오와 아쉬움을 동시에 털어놓았다. 일단 이진영은 LG 유니폼을 입은 후 첫 시즌을 성공적으로 열어젖혔다. 시즌 개막전이었던 지난 4일 대구 삼성전에서 안타를 기록한 후 지난 9일 잠실 롯데전까지 5경기 연속 안타를 때려내고 있다. 이 중 멀티히트 경기가 세 번이나 포함돼 있다. 그러나 지난 9일 베이스러닝 도중 발목을 접질리는 바람에 2경기에 결장했던 이진영은 지난 12일 잠실 두산전에 다시 선발로 출장했지만 4타수 무안타를 기록한 상태다. "전 소속팀과의 대결이라고 해서 별다른 감정은 없다. 프로 선수로서 최선을 다할 뿐이다"는 이진영이지만 자신을 끔찍히도 사랑해 준 팬 이야기가 앞에서는 "죄송스럽다"고 고개를 숙였다. 처음으로 다른 유니폼을 입은 이진영을 바라보는 SK팬들의 반응은 어떨지, 그 팬들 앞에서 이진영은 어떤 활약을 펼칠지 벌써부터 관심이 뜨거워지고 있다. letmeout@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