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챔프전 선착 기자회견이 만담이 된 까닭은?
OSEN 기자
발행 2009.04.14 08: 14

"(이)상민이가 또 엉뚱한 소릴 하네요". 평소 기자회견장을 사자성어로 휘어잡는 게 트레이드 마크인 안준호 서울 삼성 감독이 당황했다. 삼성의 챔피언결정전 선착이 만든 마법은 아니었다. 원인은 이상민의 엉뚱한 질문이었다. 지난 13일 잠실체육관서 벌어진 2008~2009 동부프로미 프로농구 4강 플레이오프 4차전서 정규리그 1위 울산 모비스를 꺾고 3승 1패로 챔피언결정전에 오른 삼성의 이상민은 기자회견 막바지에 "이번 챔피언결정전을 마지막 도전이라고 생각하고 최선을 다하겠다"는 안 감독의 출사표에 "마지막이에요?"라는 질문을 던졌다. 안 감독이 은퇴하느냐는 뜻이었다. 아직 사령탑에서 은퇴하기에는 먼 안 감독이 당황하는 것은 당연한 일. 안 감독은 "아니 마지막이 아니라 올 시즌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겠다는 거지"라며 급히 수습했지만 이미 만담하는 분위기가 되어 버린 뒤였다. 이에 안 감독도 당하고만 있지 않았다. 이상민이 "7번째 챔피언결정전 도전이다. 나에게 좋은 선물이다. 우승에 도전하겠다"고 말하자 안 감독은 "상민이가 올해 FA니 잘해야지 암"이라고 덧붙이며 빚을 톡톡히 갚았다. 하지만 이날 만담의 마무리는 강혁이 주인공이었다. 반드시 우승해서 감독님과 이상민을 헹가래치겠다던 강혁은 올 시즌 허리가 아파 고생하고 있는 이상민의 눈총에 "아~상민이 형은 약하게 할게요"라고 말해 좌중을 웃음 짓게 만들었다. stylelomo@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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