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림 밖에 없나. KIA 타선이 개막과 함께 심각한 무력증에 시달리고 있다. 도루를 제외한 팀타격 전부문에 걸쳐 가장 허약한 공격 수치를 보여주고 있다. 타율(.225) 득점(21점) 홈런(5개) 안타(61개) 장타율(.303) 출루율(.300)이 모두 최하위이다. 조범현 감독은 부진탈출방법을 놓고 골머리를 앓고 있다. 조범현 감독은 매일 타순을 바꿔가며 선수들의 분발을 기다리고 있다. 4번타자 최희섭을 제외하고 매번 타순을 바꿨으나 그다지 효과를 얻지 못했다. 급기야 취재진에게 농담조로 "뾰족한 수가 없느냐"며 물을 정도였다. KIA 타선의 무력증을 놓고 상반된 해석이 나오고 있다. 일단 긍정론이다. 집단 슬럼프에 빠져 있을 뿐 조만간 정상궤도에 오를 것이라는 예상이다. 지난 겨우내 선수들이 많은 훈련과 준비를 해온 만큼 상승의 계기를 얻으면 무섭게 터질 것이라는 믿음이다. 긍정론에 입각한 기다림이다. 그러나 시즌 내내 타선부진이 계속될 수도 있다는 부정론도 만만치 않다. 주전타선의 내부 약점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주전타자들이 여러가지 잠복성 위험요소을 갖고 있는데다 이들을 뒷받침하는 백업층도 약하기 때문이다. 톱타자 이용규가 복사뼈 골절상으로 빠졌고 김원섭과 이현곤은 고질병을 갖고 있어 풀타임이 어렵다. 노장 이종범과 김종국은 체력적인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장성호도 손목이 신통치 않다. 신인 안치홍은 변화구 때문에 고전할 가능성이 있다. 잠복한 문제들이 고스란히 노출될 경우 심각한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 만일 기다리지 않는다면 해답은 외부보강 뿐이다. 타구단 트레이드와 외국인 타자 영입이다. 그러나 트레이드를 통해 팀에 보탬이 될 만한 강한 타자 영입은 어렵다. 비슷한 크기의 선발투수의 출혈을 감수해야 된다. 그래서 현실성 있는 카드로 용병타자 영입이 꼽힌다. 하지만 릭 구톰슨과 아킬리노 로페즈 가운데 한 명을 빼야되는 부담 때문에 당장 실현하기는 어렵다. 두 투수는 합격점을 받고 있다. 적어도 5월초까지는 지켜볼 것이다. 그래서 현재로서는 잠든 타선이 깨어나길 바랄 뿐이다. sunny@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