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만 만나면 좋았는데'. 작년의 재판일까. 아니면 이번엔 좀 다를까. 14일 문학구장에서 열리는 LG와의 홈경기에 선발 등판하는 SK 우완 투수 채병룡(27)이 올해도 LG전에 강한 면모를 이어갈 지 관심을 모은다. 채병룡은 LG만 만나면 자신감을 내보이고 있다. 지난 시즌 LG전에 3차례 등판, 19⅔이닝을 소화하면서 2승 무패 0.92의 방어율을 기록했다. 7개 구단 중 가장 좋은 성적으로 작년 거둔 10승 2패 1홀드 2.70의 방어율에 탄탄한 밑거름이 됐다. 특히 작년 9월 24일에는 8⅔이닝 동안 1실점하며 시즌 10승의 기쁨을 안았다. 2년 연속 두자리 승수를 올리며 확실한 팀내 선발자리를 차지했다. 무엇보다 제구력이 뒷받침된 채병룡의 묵직한 직구와 슬라이더는 LG 타선에 상대적으로 강했다. 다른 구단을 상대로는 2할대가 넘는 피안타율도 LG만 만나면 1할대(.167)로 낮아졌다. 그나마 최동수가 4할(5타수 2안타 1볼넷)의 타율로 강했을 뿐 나머지 타자들은 모두 채병룡을 상대로 2할대 타율에 불과했다. 채병룡은 작년 뿐 아니라 2007년 6경기(29⅔이닝) 3승 1패 방어율 2.12, 2006년(27이닝) 1승 2패 방어율 2.67, 2005년 2경기(13이닝) 1승 1패 방어율 2.08로 LG만 만나면 펄펄 날았다. 그러나 변수는 있다. 바로 LG가 올해 FA로 새롭게 영입한 이진영(29)과 정성훈(29)이 걸림돌이다. 지난 시즌까지 채병룡과 한솥밥을 먹었던 이진영은 같은 팀에서 생활했기 때문에 아직 한 번도 맞붙을 기회가 없었다. 전지훈련 등 자체 청백전에서 한 두 차례 만났을 뿐 정식으로 대결할 기회가 없었다. 그런 면에서 좌타자이면서 컨택 능력이 뛰어난 이진영이 껄끄러울 수 있다. 일단 이진영의 시작은 무섭다. 시즌 개막전이었던 지난 4일 대구 삼성전에서 안타를 기록한 후 지난 9일 잠실 롯데전까지 5경기 연속 안타를 때려냈다. 멀티히트 경기 세 번 포함 8안타로 쾌조의 타격감을 보이고 있다. 지난 9일 경기에서 베이스러닝 도중 발목을 접질리는 여파로 2경기에 결장했고 지난 12일 잠실 두산전에는 4타수 무안타에 그쳤지만 월요일 휴식이 어떻게 작용할지 알 수 없다. 히어로즈에서 LG 유니폼으로 갈아입은 정성훈 역시 이진영 못지 않게 부담된다. 정성훈은 작년 채병룡을 상대로 3할3푼3리(6타수 2안타)의 상대 타율을 기록했다. 2007년 현대 시절에도 3할3푼3리(12타수 4안타 1삼진)으로 나쁘지 않았다. 2006년에도 6할6푼7리(3타수 2안타 1볼넷 1삼진)로 강했다. 우타자지만 노림수가 좋은 정성훈은 공의 스피드가 그리 빠르지 않은 채병룡의 코스를 잘 공략하고 있다. 아직 첫 승을 올리지 못하고 있는 채병룡으로서는 올 시즌 첫 LG전이 반갑다. 하지만 이진영과 정성훈이라는 두 타자를 어떻게 처리하느냐가 올해도 LG전에서 승승장구할 수 있는지를 시험할 수 있을 전망이다. letmeout@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