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날 처음으로 야구장에 왔었거든요. 이겨서 뿌듯했죠". 아버지의 늠름한 모습은 자녀들에게 최고의 자랑거리가 아닐 수 없다. 시즌 개막과 함께 2연승을 달리고 있는 김선우(32. 두산 베어스)가 1선발 다운 활약을 통해 3연승을 노린다. 김선우는 14일 잠실 구장서 벌어지는 히어로즈와의 경기에 선발로 등판, 시즌 3연승과 시즌 초 다승 레이스 선두 등극을 노린다. 지난 시즌 6승 7패 평균 자책점 4.25로 아쉬운 모습을 보였던 김선우는 올 시즌 2승 무패 평균 자책점 2.31(13일 현재)을 기록하며 1선발 다운 면모를 확실하게 보여주고 있다. 지난 4일 KIA와의 잠실 홈 개막전서 6이닝 5피안타 2실점으로 호투하며 개막전 선발승을 따냈던 김선우는 이튿날 상기된 표정을 지으며 이렇게 이야기했다. "전날 부모님과 큰 아들(성훈 군)이 야구장을 찾았다. 특히 성훈이가 처음으로 야구장에 와서 내 피칭을 보는 날이었던 만큼 긴장이 많이 되었는데 다행히 승리를 거뒀다. 아이도 많이 좋아하더라는 이야기를 듣고 더욱 뿌듯했다" 김선우는 2009시즌을 앞두고 슬라이더 구종을 추가하는 동시에 그동안 자주 선보이지 않았던 포크볼까지 꺼내들며 투구 패턴에 변화를 가져왔다. 그동안 빠르고 짧게 떨어지는 땅볼 유도형 변화구로 공격적인 투구를 펼치던 김선우는 슬러브를 연상케하는 커브에 구속을 다소 낮춘 슬라이더, 포크볼을 구사하며 조금씩 완급 조절형 에이스의 풍모를 보여주었다. 김선우의 지난 시즌 히어로즈 전 성적은 승리 없이 2패 평균 자책점 4.85로 아쉬움이 있었다. 특히 히어로즈 전 피안타율이 3할5푼9리(64타수 24안타)로 대단히 높았다는 점은 불안 요소 중 하나다. 공,수,주 3박자를 갖춘 덕 클락(33)의 가세로 지난 시즌에 비해 더욱 견고해진 야수진을 자랑하는 히어로즈를 상대로 김선우가 어떤 모습을 보여줄 지 더욱 궁금해진다. 글러브와 모자 챙 만이 아닌, 스파이크 안쪽에도 두 아들의 이름을 적어 놓으며 부성애를 실감케하는 남자 김선우. 두 아이의 아버지 김선우가 지난해 자신을 고전케 했던 히어로즈 타선을 상대로 쾌투를 펼치며 아이들의 어깨를 더욱 으쓱하게 할 수 있을 지 더욱 궁금해진다. farinelli@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