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트 결대로 때려내고자 노력했다". 히어로즈 타선의 '보물' 이택근(29)이 살아나기 시작했다. 지난 10~12일 SK와의 3연전서 10타수 1안타의 빈타로 팀의 3연패를 막지 못했던 이택근은 14일 잠실 구장서 벌어진 두산 베어스와의 경기에 톱타자 겸 중견수로 선발 출장, 4타수 3안타를 기록하며 타격감을 되찾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두산의 1선발 김선우(32)를 상대로 3안타를 작렬했다는 점은 고무적이었다. 김선우 또한 140km대 중,후반의 직구와 다양한 변화구를 구사하며 8이닝 2실점으로 호투했기에 이택근이 공격의 물꼬를 틀지 못했더라면 경기가 더욱 어렵게 흘러갔을 가능성이 컸다. 이택근은 이날 활약을 바탕으로 시즌 타율을 2할4푼에서 3할1푼(29타수 9안타, 14일 현재)로 끌어올렸다. 지난 시즌 3할1푼7리 12홈런 58타점 18도루를 기록하며 히어로즈 타선을 이끌었던 이택근은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WBC) 대표팀의 일원으로 경기에 자주 출장하지는 못했으나 그라운드에 나서는 선,후배를 위해 도우미 역할을 자청하며 준우승 위업에 보이지 않는 수훈갑이 되기도 했다. 최근 부진으로 인해 경기 전 덕 클락(33)과 함께 서울고에서 특타 훈련을 한 뒤 경기에 임했던 이택근은 경기 후 "시즌 초반에는 잘 맞았는데 타격폼이 흐트러지면서 SK와의 경기서는 부진을 면치 못했다"라며 3연패 동안 팀에 공헌하지 못한 데 대해 아쉬움을 털어 놓았다. 뒤이어 그는 "이명수 타격코치께서 공을 너무 기다리기보다 히팅 포인트를 앞쪽으로 두고 배트 결대로 자연스럽게 때려내라는 말씀을 하셨다. 경기 전 서울고에서 특타 시간을 가지면서 이 코치의 이야기를 염두에 두고 훈련했는데 결과가 좋아 기쁘다"라며 이 코치에게 고마움을 표시했다. WBC 대표팀 일원으로 힘을 보탠 이택근 또한 다른 선수들처럼 예년보다 일찍 실전 감각을 끌어올린 것이 사실이다. WBC에 나섰던 대표 선수들이 예년에 비해 피로감을 호소하고 있는 가운데 그 또한 체력적인 부담감에 대해 이야기했다. "시즌 초반인 만큼 그에 대해서는 생각지 않으려고 한다. 그러나 아무래도 페이스를 일찍 끌어올리고 실전 경기를 더 일찍 준비한 만큼 힘이 드는 것은 사실이다. 그렇다고 남은 시즌 동안 축 처진 모습으로 뛸 순 없는 일 아닌가. 계속 몸 관리에 열중하면서 시즌을 치러내겠다" 지난 시즌까지 3년 연속 규정타석 3할 타율을 기록하며 실력파 우타자로 확실히 자리매김한 이택근이 어느 위치에 서느냐에 따라 히어로즈 타선의 무게감은 달라진다. 체력 부담에 아랑곳 없이 정석적인 타격으로 맹활약을 다짐한 이택근이 올 시즌 히어로즈 타선의 선봉 역할을 확실하게 도맡을 수 있을 지 팬들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farinelli@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