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사 칼바람에 아나운서 프리선언 '제로'
OSEN 기자
발행 2009.04.16 11: 07

경영난에 시달리는 방송사가 자사 대표 프로그램의 장수 MC를 과감히 교체하고 있다. 정은아, 허참, 김성주 등 전문 MC인 이들이 개편 칼바람에 우후죽순처럼 내쳐지자 프리랜서를 꿈꾸던 아나운서들도 마음을 고쳐 먹었다. SBS ‘이재룡 정은아의 좋은 아침’을 10년 넘게 진행해온 정은아는 27일 봄 개편을 맡아 하차한다. ‘좋은 아침’은 기존 MC중 조형기만을 남기고 이재룡, 정은아를 하차시키고 자사 아나운서인 배기완 아나운서를 후임으로 발탁했다. SBS에서 아침 프로 얼굴 격인 ‘좋은 아침’의 간판 MC를 교체 결정한 것은 경영난 때문이다. SBS 한 관계자는 “정은아씨 하차로 경영에 얼마나 도움이 되겠냐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출연료가 굉장히 높은 편이다. 인기나 인지도 뿐만 아니라 경력(데뷔 연도)에 따라 출연료가 차등 지급되기 때문에 데뷔 20년차 정은아씨의 출연료가 꽤 된다”고 전했다. KBS도 26년 동안 방송됐던 장수 프로그램 ‘가족오락관’ 폐지를 결정하면서 허참도 자연스럽게 하차하게 됐다. KBS는 ‘가족오락관’을 폐지하면서도 비슷한 형식의 가족 오락 프로그램을 개설한다. 이로써 자연스럽게 비난 여론을 피하며 내부 인력으로 MC 교체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김성주는 MBC 라디오 ‘굿모닝 FM’을 비롯해 ‘명랑히어로’가 폐지되면서 자연스럽게 하차가 결정됐다. ‘굿모닝 FM’은 MBC 오상진 아나운서로 바통 터치했다. 방송사 MC 교체의 주요 대상은 전문 MC군이다. 허참, 정은아, 김성주 등은 프로그램 진행만 맡고 있는 전문 MC로 분류 할 수 있다. 허참은 동양방송 7대 가수쇼 MC로 특히 이들은 정은아, 김성주, 손범수, 임성훈 등 아나운서 출신이 많으며 이들이 프리랜서 선언후 전문 MC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방송가에서 이들의 위치가 애매하다. 예능 프로그램에서는 유재석, 강호동, 김국진, 김구라, 이경규, 이휘재, 박미선, 박명수 등 개그맨 출신 예능 MC들이 장악하고 있다. 시사교양 프로그램은 자사 아나운서들이 포진하고 있다. 이렇듯 아나운서 출신 프리랜서 MC들의 설자리가 줄어들자 방송사 아나운서 사이에서 유행처럼 번졌던 프리랜서 선언 이야기는 쏙 들어갔다. 한 아나운서는 “아나운서 중에는 예능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싶은 사람도 많다. 과거에는 예능 진행자로 성공하기 위해 프리랜서 선언하는 게 효과적이었지만 요즘에는 예능 프로그램에도 아나운서가 많이 투입돼 굳이 그럴 필요가 없어졌다”고 털어놨다. 또 자사 아나운서 기용 방침으로 외부 MC들이 설 곳을 잃자 연기자 전향을 제외한 아나운서들이 안정성을 버리고 프리 선언하는 일이 사라졌다. miru@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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