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A씨는 지난 3월 중순부터 갑작스러운 피로감을 느꼈다. A씨는 처음엔 봄철 춘곤증이라며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 그런데 입맛이 떨어지고 미열이 나는 등 한 달이 넘도록 증세가 호전될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이번엔 감기몸살을 의심한 A씨는 결국 병원을 찾아 처방을 부탁했지만 진단 결과는 예상 밖이었다. 의사의 진단은 급성간염이었던 것이다. 봄으로 접어들면서 사무실 내 춘곤증과 씨름하는 직장인들이 늘고 있다. 그러나 무기력하고 피로한 증세가 4주 이상 지속될 경우에는 춘곤증이 아닌 급성간염을 의심해봐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김양진 한의학 박사(신명한의원 원장 겸 신명한방임상연구소 소장)의 도움을 얻어 간염의 증상과 원인 및 치료에 대해 들어보도록 하자. 급성간염은 간에 간염바이러스가 생겨 급성염증이 생기는 것. 급성간염은 간세포가 파괴되는 초기 상태로, 대개 3-4개월 내에 회복 또는 완치가 가능하다. 간염의 원인은 술이나 약물 혹은 독물에 의할 수도 있으나 가장 빈번한 원인은 간염 바이러스에 의한 경로에서 발병된다. 간염은 바이러스가 침입하여 바이러스와 이에 대항하는 면역 세포와의 사이에 전면전이 일어나고 그 결과로 정상적인 간의 구조가 파괴되어 기능의 장애가 나타나는 상태라 할 수 있다. 간염의 증상은 A형이든 B형이든 바이러스의 종류에 상관없이 같다. 갑자기 몸살에 걸린 것처럼 극도로 피곤해지고, 입맛이 떨어지며 구역질을 자주 한다. 담배 맛이나 커피 맛이 딱 떨어지기도 하고 감기처럼 미열이 나기도 한다. 또 오줌 색깔이 홍차 빛처럼 진해지고 눈 흰자위와 피부가 노랗게 되는 황달이 나타나면 간염이라고 의심해 보아야 한다. 그러나 황달 없이 앓는 사람도 많기 때문에 뚜렷한 이유 없이 피곤하고 밥맛이 없을 때에는 전문의에게 진찰을 받아 보는 것이 현명하다. 급성간염의 치료는 우선 안정이 최우선이다. 이는 간을 쉬게 하여 간으로 가는 혈류를 증가시켜 충분한 영양을 공급하기 위해서다. 대개 급성기에는 구역질이 심하여 음식을 잘 먹을 수 없으므로 유동식으로 자주 먹는 것이 좋다. 다만 몸에 좋다는 한약재를 개인이 함부로 조합하여 복용하려는 것은 위험하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김양진 한의학 박사는 “한방이 간염치료에 매우 효과적이지만 체질과 병증에 맞지 않게 복용하면 한약도 오히려 독이 될 수 있으므로 몸에 좋다고 이런저런 한약재를 함부로 막 넣어서 달여먹어서는 안된다”며 “ 한방치료를 원하는 경우 반드시 간장병치료를 전문으로 하는 한의원을 찾아 한의사의 진찰을 통해 환자의 체질과 병증에 맞게 처방을 받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 박사는 “간염은 치료도 치료지만 예방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용변을 본 후, 식사 전 혹은 음식 만들 때 항상 손을 잘 씻는 습관이 필요하다. 간염 바이러스는 100도에서 10분만 끓이면 죽기 때문에 물이나 음식은 끓인 것이 안전하다”고 덧붙였다. [OSEN=생활경제팀] osenlife@osen.co.kr 김양진 한의학 박사(신명한의원 원장 겸 신명임상연구소 소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