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어로즈가 투수전을 연승으로 이끌며 다시 상승기류를 타기 시작했다. 히어로즈는 16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09 CJ 마구마구 프로야구 두산과의 원정경기에서 선발 마일영의 8이닝 무실점 쾌투와 7회 송지만의 결승득점을 끝까지 잘지켜내 1-0으로 영봉승을 거뒀다. 이로써 SK에 3연패 싹쓸이를 당했던 히어로즈는 연승을 달리며 6승 4패로 선두자리를 유지했다. 반면 히어로즈와 공동 선두를 유지하던 두산은 5승 4패 1무가 됐다. 마일영은 8이닝 동안 4피안타 2볼넷 6탈삼진 1폭투로 무실점하며 시즌 2승(1패)째를 거머쥐었다. 작년 9월 6일 목동경기 이후 이어졌던 두산전 연패 사슬을 끊어낸 의미있는 승리였다. 총 119개의 투구수를 기록했고 최고구속은 140km를 찍었다. 1점차 살얼음 리드에서 등판한 마무리 황두성은 9회를 무실점으로 틀어막아 시즌 3세이브째를 수확했다. 0-0으로 팽팽하게 전개되던 투수전은 7회 좀처럼 보기 힘든 상황에서 균형을 잃었다. 히어로즈는 오재일의 볼넷, 송지만의 우중간 안타로 무사 1, 2루 찬스를 만들었다. 그러나 강정호의 희생번트가 두산 선발 김상현의 글러브에 빨려들며 3루로 뛰던 오재일이 아웃됐다. 김시진 감독은 허준 타석에서 대타 이숭용을 내세웠다. 그런데 문제는 이숭용의 타구가 먹히며 2루수 쪽으로 살짝 떠서 날아가는 타구를 만들어내면서 발생했다. 두산 2루수 고영민은 타구를 바로 잡지 않고 바운드를 시킨 후 1루로 던졌다. 일단 이숭용은 1루에서 아웃됐고 아웃카운트는 투아웃이 됐다. 그 때만 해도 고영민의 영리한 플레이로 끝나는 것 같았다. 1루와 2루 사이에 애매하게 서 있던 강정호만 잡으면 아웃카운트 3개를 잡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1루주자 강정호는 인필드플라이가 선언되기에는 애매한 타구에 1루와 2루 사이에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며 공의 궤도만 바라보고 있었다. 결국 공이 그라운드에 튀겼지만 런다운에 걸릴 수 밖에 없다. 그런데 강정호는 유격수 손시헌의 태그를 교묘하게 피하며 2루 베이스를 향해 뛰었고 이 사이 2루주자 송지만은 3루를 돌아 홈을 밟았다. 김현수가 2루까지 커버하며 강정호를 태그하는 데 성공했지만 간발의 차로 송지만이 먼저 홈을 찍었다. 결국 득점이 먼저 인정됐고 이것이 결승점이 되고 말았다. 두산 입장에서는 '제 꾀에 제가 넘어간 상황'이 됐다. 두산 선발 김상현은 완투를 하고도 패전투수가 됐다. 9이닝 동안 6피안타 1볼넷 5탈삼진으로 1실점, 작년 9월 20일 사직 롯데전 이후 첫 선발승의 기쁨이 아쉽게 날아가 버렸다. 한편 두산 톱타자 이종욱은 3회 2사 후 3루 내야안타를 친 후 2루 도루에 성공(시즌 5호), 프로야구 사상 29번째 개인통산 150도루 고지를 밟은 선수가 됐다. 지난 2006년 51도루로 도루왕 타이틀을 차지했던 이종욱은 2007년과 2008년에는 LG 이대형에 이어 2위를 차지하는 등 3년 연속 40도루 이상을 기록 중이다. letmeout@osen.co.kr 마일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