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라는 옛 말이 그대로 맞아떨어진 경기였다. 롯데 자이언츠가 원정 이동 중에도 분석에 힘을 기울이는 노력 끝에 히어로즈에 두 자릿 수 득점을 올리며 승리를 거머쥐었다. 롯데는 17일 목동 구장서 벌어진 히어로즈와의 경기서 2회 이대호(27)의 선제 결승 솔로포 포함 총 6개의 홈런을 비롯, 장단 13안타를 뽑아내며 13득점하는 파괴력을 선보이며 13-8로 승리했다. 특히 초반 상대 선발 김수경(30)의 슬라이더와 체인지업을 공략해 안타와 홈런을 만들어낸 것은 롯데 타자들의 수싸움 능력이 한층 나아졌다는 반증을 나타냈다. 제리 로이스터 롯데 자이언츠 감독은 경기 전 덕아웃서 "지난 14~16일 벌어진 KIA와의 경기서 타자들이 수싸움 능력에 약점을 보였다. 특히 상대 투수들의 변화구를 제대로 공략하지 못하면서 힘없이 2패를 당했다"라며 타자들의 분발을 기대했다. 덧붙여 로이스터 감독은 "히어로즈가 선발로 내세운 김수경이 직구 구위로 타자를 윽박지르는 파워 피처가 아닌, 예리한 슬라이더와 체인지업 등으로 타자를 상대하는 투수였던 만큼 경기 전 분석을 열심히 했다. 원정 이동 중인 버스 안에서부터 숙소에서도 김수경의 투구를 비디오로 반복해 보면서 패턴을 연구했다"라고 이야기했다. 롯데 타자들의 노력은 헛되지 않았다. 2회초 선두 타자로 나선 이대호는 김수경의 슬라이더(129km)를 그대로 당겨 좌중월 선제 솔로포로 연결했다. 4회 김주찬(28)이 때려낸 좌월 투런 아치 또한 김수경의 슬라이더(127km)를 공략한 것이었다. 1998년 데뷔 이후 슬라이더 구사력 면에 있어 국내 최고급 실력을 자랑하던 김수경이었으나 롯데 타자들의 날카로운 눈빛은 피하지 못했다. 히어로즈가 5회 김수경과는 다른, 변화구와 제구력보다 빠르고 묵직한 직구를 자랑하는 2년차 우완 김성현(20)을 내세우자 롯데 타자들 또한 배경 지식을 바탕으로 김성현의 직구를 공략하는 모습을 보였다. 5회 강민호(24)의 좌월 투런과 7회 이인구의 우월 솔로포는 모두 김성현의 직구를 받아친 홈런이었다. 롯데는 이날 8번 타자 손아섭(21)을 제외한 선발 타자 전원이 안타를 기록하며 화력을 내뿜었다. 자기 반성과 분석을 통해 히어로즈 전서 13점을 뽑아낸 롯데 타선이 다음 경기서도 타격감을 이어갈 수 있을 지 팬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farinelli@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