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자가 없어서 긴장감이 떨어진 것일까. 시범경기서 타율 4할1푼9리의 불방망이를 자랑하던 LG 트윈스 ‘늦깎이 스타’인 우타 외야수 안치용(30)이 정작 정규시즌서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17일 현재 타율 1할8푼2리로 저조하다. 시범경기서 3개씩이나 날렸던 홈런포는 아직까지도 잠잠하다. 부진의 골이 갈수록 깊어지고 있다. 팀이 치른 12경기에 모두 선발 외야수 겸 3번 타자로 나섰지만 기대에 못미치고 있다. 최근 5경기서는 더욱 극심한 침체를 보이고 있다. 최근 3경기 연속 무안타 등 18타수 2안타로 1할1푼1리에 그치고 있다. LG는 안치용의 부진으로 팀공격의 흐름이 연결되지 못하고 있다. 중심타선의 한 축인 3번 안치용 타선에서 공격의 맥이 끊기기 일쑤이다. 안치용은 시범경기서 불방망이를 휘두를 때 “지금은 컨디션이 떨어져서 시즌에 맞춰야 한다”며 은근히 걱정아닌 걱정을 했는데 현실이 되고 말았다. 지난 해 LG가 수확한 유일한 성과물인 안치용의 부진이 계속되자 코칭스태프의 고민도 크다. 안치용이나 코칭스태프는 컨디션이 나쁜 것은 아니지만 공격의 실마리를 풀지 못해 답답해하고 있다. 그렇다고 마땅한 대안도 없다. 현재 1군 엔트리에 있는 외야자원 중 안치용을 대신해 선발로 출장할만한 선수가 보이지 않는다. 이럴 때 스프링캠프에서 시범경기 막판까지 치열한 주전경쟁을 펼쳤던 좌타자 박용택이 있었으면 간단하게 해결할 문제이지만 공교롭게 박용택이 자리에 없다. 시범경기 막판 늑골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 5월달에나 복귀가 가능할 전망이다. 안치용의 부진이 공교롭게도 박용택의 부상과 궤를 같이하면서 ‘경쟁자가 없어지면서 긴장이 풀린 것이 아닌가’하는 궁금증을 불러일으킬 정도이다. 마땅한 대안이 없는 코칭스태프로서는 안치용이 하루 빨리 부진에서 탈출하기를 학수고대하고 있다. 김재박 감독은 “안치용이 열심히 했다. 작년보다 더 좋은 성적을 낼 것”이라며 여전히 믿음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안치용의 부진이 계속되면 대안을 고민해야할 시점이 다가오고 있다. 비록 강력한 안치용의 경쟁자인 박용택의 복귀가 늦어지고 있지만 김광삼, 손인호 등 다른 대안카드를 꺼내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안치용으로선 방망이를 다시 곧추세우고 이전의 위력적인 스윙을 보여줘야 살아남을 수 있다. 지난 해 4월까지 2군에서 오랜 세월 눈물 젖은 빵을 곱씹었던 안치용이 초심으로 돌아가 집중력을 발휘해야할 시점이다. sun@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