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범석(24, 사마라FC)이 이호(26, 성남)의 전철을 밟는 것일까. 러시아 프리미어리그에서 활약 중인 오범석이 19일(한국시간) 리그 5라운드 FC 로스토프와의 원정경기에 나서지 못하며 개막전인 FC 톰 톰스크전 출전 이후 4경기 연속 결장하게 됐다. 지난해 포항 스틸러스에서 사마라 FC로 적을 옮긴 오범석은 30경기 중 27경기에 나서며 붙박이 오른쪽 풀백으로 거듭났으며 올 시즌 역시 구단 홈페이지에 2010 남아공월드컵 아시아 지역예선 남북전에 참여한 모습이 메인에 실리는 등 팀의 기대를 한 몸에 받았다. 그렇다면 결장의 원인은 부상일까. 오범석의 에이전트인 FS 코페레이션 측은 "오범석이 시즌 초반 경미한 무릎 부상을 당했으나 지금은 완전히 회복했다. 경기에 나서는 데 큰 지장이 없다"는 의견을 표했다. 그러나 정작 몸 상태가 오범석의 발목을 잡는 것은 아닌 듯 싶다. 바로 '무서운 신예' 로만 시스킨(21, 러시아)이 등장했기 때문이다. 올 시즌 스파르타 모스크바서 사마라 FC로 적을 옮긴 시스킨은 지난 2007년 히딩크 감독에 의해 러시아 대표팀에 발탁되는 등 자국 내에서도 유망주로 꼽히고 있다. 특히 오범석을 대신해 나선 지난 3차례의 경기서 풀타임을 소화해 2승 1무를 이끌어 내며 주전으로 뿌리를 내리고 있는 모양새다. 오범석의 현 상황을 보고 있노라면 제니트에서 팽당한 이호의 모습이 오버랩된다. 지난 2006년 야망을 품고 제니트에 입단한 이호는 아나톨리 티모슈크와 콘스탄틴 지리아노프에 밀려 고개를 숙인 채 성남 일화로 돌아와야만 했다. 물론 아직은 4경기 연속 결장에 불과하다. 같은 리그에서 뛰고 있는 제니트의 김동진이 지난 시즌 연이은 무릎과 종아리 부상으로 단 5차례의 선발 출장(교체 5번)에 그친 것을 이겨내고 올 시즌 주전 자리를 꿰찬 것처럼 오범석 역시 한 발 더 내달림이 필요한 시점이다. parkrin@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