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문의 영광’ 가족과 행복 의미 되새기며 따뜻한 종영
OSEN 기자
발행 2009.04.19 23: 10

막장을 지양하고 ‘착한 드라마’로 주목 받았던 SBS ‘가문의 영광’이 진정한 가족의 가치를 되새기며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19일 방송된 SBS 특별기획 ‘가문의 영광’ (정지우 극본, 박영수 연출)에서는 평생 출생의 비밀을 가슴에 안고 살았던 하씨문중의 하만기 할아버지(신구 분)의 과거가 밝혀졌다. 불우한 명문가의 후예로 낡은 족보 하나로 자신의 본분을 잊지 않고 살았던 하만기는 자수성가해 ‘가문의 영광’을 이룩한 주인공이다. 하지만 하만기의 비밀을 알고 있는 사람에게 가문이 협박을 당하는 것을 알자 어렵게 진실을 털어놨다. 온가족을 불러모은 하만기는 “나는 돌아가신 너희 할아버지의 친자가 아니다”며 충격 고백했다. 이어 “내 아버님은 일제 치하에 징용에 끌려가 불구의 몸으로 돌아왔다. 그 사이 우리 어머니는 다른 사람에게 욕을 당했고 그때 내가 생겼다. 어린 마음에 사실을 알고 집을 뛰쳐나가기도 했다. 그때 아버지가 ‘너는 비록 내 피를 물려받지 않았지만 사랑하는 내 아내가 낳았으니 내 자식이나 다름없다’고 하셨다”고 설명했다. 하만수는 “난 나쁜 놈의 자식이며 피가 더럽다고 생각했지만 아버지가 나를 귀한 사람으로 대하셨다. 나는 하씨 가문과 아무 관련 없는지도 모르지만 아버지가 ‘내 자식’이라고 말한 이후 한 번도 의심한 적 없다”며 진정한 가족은 핏줄로 연결된 것이 아니라 사랑과 신뢰로 구성된 가족임을 되새겼다. 하씨 가문은 사실 전통적인 가족상과는 거리가 멀다. 아버니 하석호(서인석 분)를 비롯해, 종손 하수영(전노민 분), 하태영(김성민 분), 하단아(윤정희 분)까지 삼남매가 모두 재혼해 새로운 가정을 꾸몄다. 게다가 종손 하수영은 오진아(신다은 분)과 결혼했지만 2세가 없어 공개 입양했다. 태영 아들 하동동은 새엄마 나말순과 이복 여동생과 한가족을 이뤘다. 하지만 단순 핏줄이 아닌 사랑으로 맺어진 이들 가족이 진정한 ‘가족’임을 의미를 되새겼다. 또 이강석(박시후 분)을 통해서는 물질만능주의에 대한 경종을 울리기도 했다. 졸부의 아들로 돈이면 뭐든 할 수 있고 자신의 성공을 위해서는 남의 것을 빼앗는 것도 마다하지 않았던 전투적인 이강석은 하단아를 만나 진정한 행복에 눈을 떴다. “미친 짐승으로 살다 저 여자를 만나 사람이 됐다”는 이강석의 마지막 내레이션처럼 따뜻한 사람을 만나 따뜻한 가정을 이루고 따뜻한 살마이 된 것이다. ‘가문의 영광’은 조금 진부하고 시대착오적인 설정으로 시청자들의 빈축을 사기도 했지만 자극적이고 흥미위주의 스토리 전개를 거부하며 ‘착한 드라마’로 호평 받았다. 또 가족, 행복, 사랑 등 가장 근본적인 가치와 의미를 되새기며 막을 내렸다. miru@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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