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병룡, 카도쿠라 선발 가세로 미들맨 변신
OSEN 기자
발행 2009.04.20 07: 57

"한시적이지만 채병룡을 중간으로 돌리겠다". 고심을 거듭하던 SK 김성근(67) 감독이 결국 마운드에 메스를 들었다. 지난 19일 대전 한화전을 승리로 이끈 후 김 감독은 "당분간 채병룡을 중간으로 돌리고 카도쿠라(36)를 선발진에 합류시켜 로테이션을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전날 경기에서도 언급했던 내용이다. 김 감독은 이미 지난 17일과 19일 경기 후반부에 채병룡을 투입했다. 이에 따라 SK는 오는 21일 문학 롯데전부터 전병두-고효준-김광현-카도쿠라-송은범 체제로 선발진을 구성했다. 이번주 2군에 있는 좌완 니코스키가 복귀할 가능성이 있는 만큼 이 마저도 확정된 것은 아니다. 채병룡을 중간으로 돌린 것은 무엇보다 가장 믿을 수 있는 우완 투수라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다. 채병룡은 지난 2년간 리그에서 가장 좋은 방어율을 기록했다. 묵직한 직구가 일품이며 위기관리 능력까지 갖췄다. 지난해 한국시리즈에서는 마무리로 나서 2연패에 결정적으로 공헌했다. 채병룡의 중간투수 전환은 곧 선발진이 어느 정도 안정을 취했다는 뜻이기도 하다. 가도쿠라의 첫 등판은 김 감독으로부터 선발 자리를 맡겨도 되겠다는 신뢰를 쌓기에 충분했다. 지난 18일 2회부터 8회까지 7이닝을 비자책으로 막아냈다. "실전피칭을 한지 8일만의 등판이었지만 나쁘지 않았다"고 자평한 카도쿠라는 "후반에 구속이 현저하게 떨어져 보인 것은 제구에 좀더 신경쓰기 위해 일부러 구속을 줄일 뿐"이라고 주위의 우려를 일축했다. 이제 채병룡은 마무리 정대현이 나오기 전까지 마운드에서 버텨야 할 롱릴리프 우완 투수로 활약한다. 베테랑 김원형이 부진하고 얼마 전 1군에 오른 임성헌은 아직 미지수다. 정우람, 이승호 등 좌완 불펜진도 썩 좋지 않다. 연일 경기 후반부에서 실점이 잦아졌고 중간투수만 강했더라면 지금쯤 진작 10승 고지를 넘어섰으리라는 것이 김 감독의 생각이다. 결국 카도쿠라를 선발로 내세우고 채병룡을 허리로 보내는 대수술만이 SK의 마운드를 안정시킬 수 있다고 판단했다. 마이크 존슨, 니코스키 등 두 용병이 시작부터 엇박자를 내는 통에 선발진에 문제가 생겼다. 그 덕분에 고효준, 전병두라는 유망주가 설 땅이 생겼다. 엄정욱, 제춘모도 날씨가 더워지면 전력에 보탬이 될 전망이다. 김 감독은 3연승을 달린 소감에 대해 "3연패 할 줄 알았는데 3연승을 했다"며 "하지만 언제든 3연패를 당할 수 있는 만큼 크게 신경쓰지 않는다"고 담담하게 강조했다. 새롭게 마운드를 정비한 SK가 이번주 '방망이의 팀' 롯데와 히어로즈를 맞아 어떤 성적을 거둘지 궁금하다. letmeout@osen.co.kr 채병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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