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패의 키워드는 다름 아닌 '올드보이(Old Boy)'. 1승 1패로 호각세를 이어가고 있는 서울 삼성과 전주 KCC가 22일 오후 7시 잠실실내체육관서 2008~2009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의 분수령이 될 3차전을 치른다. 공교롭게도 지난 1, 2차전 모두 '올드보이'인 삼성 이상민(37)과 KCC 추승균(35)의 활약 여부에 따라 양 팀의 희비가 엇갈렸다. 1차전에서는 삼성의 이상민이 적시에 16점을 꽂아 넣으며 92-82 역전승을 일궈냈다. 특히 이상민은 20분 이상 코트를 서면 극심한 허리 통증이 오는데도 불구하고 투혼을 불살라 후배들에게 파이팅을 전이시켰다. "노장 가드진들이 KCC의 높이를 무력화시켰다"는 안준호 감독의 말마따나 이상민을 필두로 강혁과 이정석은 도합 34득점 8도움을 합작하며 팀 승리를 견인했다. 반면 추승균은 13점이라는 다소 실망스런 스코어를 기록하며 팀의 패배를 막아내지 못했다. 2차전서는 양 팀 통틀어 유일하게 풀타임을 소화한 추승균이 21득점을 퍼부으며 85-73 승리를 견인했다. 비록 추승균은 38분을 잘하고 마지막 2분간 연달아 실책을 범해 패배를 자초할 뻔도 했지만 삼성이 턱 밑까지 추격해 올 때면 찬물을 끼얹는 슈팅을 비롯해 경기 막판 본격적으로 득점포를 가동한 테렌스 레더의 5반칙 퇴장을 이끌어 내며 승리의 일등공신이 됐다. "이상민의 교체 타이밍을 놓쳤던 것이 패인"이라는 안준호 감독의 말처럼 이상민은 이날 단 5득점에 그치며 팀에 기여하지 못했다. 3차전 역시 두 노장의 팀에 대한 기여도에 따라 승패가 갈릴 공산이 큰 가운데 승패를 떠나 올드보이에게 경배를 보낼 수 밖에 없는 이유가 있다. "정규리그를 다시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임하고 있다"며 개인 통산 7번째 챔프전서 의지를 불태우고 있는 이상민과 "힘들게 올라온 만큼 긴장을 늦추지 않고 끝까지 가고 싶다"며 자신의 6번째 챔프전서 역대 최초로 한 팀서 4번째 우승에 도전하는 추승균의 결연한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절로 찬사가 터져 나오기 때문이다. parkrin@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