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래도 우리가 가장 큰 피해를 보는 것 같다". SK가 TV 프로야구 중계 불방 사태에 대한 가장 큰 피해 구단일까. 지난 18일과 19일 이틀 동안 스포츠전문 케이블 TV 4사와 한국야구위원회(KBO) 중계권 대행사인 에이클라의 중계권 협상 결렬로 프로야구 중계가 중단되는 사태를 맞이했다. 그러자 대전구장에서 한화와 주말 3연전을 치르고 있던 SK 전력분석팀 노석기 매니저는 지난 19일 경기에 앞서 "전력분석팀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편인 SK가 불방으로 인한 가장 큰 피해가 예상된다"고 말해 관심을 모았다. 노 매니저는 "다른 세 구장에서 벌어지는 경기화면을 구할 수 없다는 것은 그 만큼 선수들에게 설명하기가 힘들어졌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또 정보를 모으는 시간이 배 이상으로 든다"고 걱정스런 표정을 지었다. 다른 세 구장에 있는 SK 전력분석팀은 TV 중계방송과는 별도로 비디오카메라를 구비하고 있다. 그러나 카메라가 고정돼 있는 만큼 중계방송 화면처럼 전체적이면서도 세부적인 부분을 담을 수 없다. 볼카운트, 타자에 따른 수비 포메이션은 물론 공격 패턴을 설명하기에는 말보다는 화면으로 한 번 보여주는 것이 이해력에 도움이 되는 것은 당연하다. 결국 항상 3연전에 앞서 열리는 전력분석 회의에 TV 화면이 사라지는 만큼 더 많은 준비과정과 부가적인 설명이 필요하게 됐다. 특히 상대 투수들의 투구 버릇을 가장 잘 파악해내는 구단인 SK인 만큼 TV 불방사태에 따른 피해가 크다는 것이다. 그러나 김인식 한화 감독은 이 같은 의견에 크게 동조하지 않는 입장이다. 김 감독은 "소위 말하는 상대 투수의 투구 버릇인 쿠세를 알아낸다고 하더라도 전력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만약 어떤 투수가 그 버릇을 역이용한다면 어떻게 되겠는가. 타자는 꼼짝없이 당하게 된다"면서 "설사 상대 투수가 던지는 구질이 뭔지 안다하더라도 항상 타자가 예상하는 방향으로 공이 날아오는 것도 아니다. 결국은 계속 상대하면서 경험에 의해 상대 투수를 파악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SK 선수들을 가만히 보라. 다들 한가닥씩 했던 선수들이다"며 "김재현, 박재홍, 박경완이 언제적 선수들인가. 다들 옛날에 잘했던 타자들이다. 전력분석으로 SK의 전력이 갑자기 상승했다기보다 선수들의 면면이 그만큼 좋은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정근우는 이번 불방사태에 대해 "매 경기를 마치면 인터넷을 이용해 그날 방송화면을 본다. 타격 밸런스가 어땠는지 보면서 공부하는 편인데 그게 안되니 답답하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letmeout@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