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비호-웅이 아버지, 스타 게스트로 연명하는 개그 언제까지?
OSEN 기자
발행 2009.04.21 09: 59

‘개그콘서트’의 최고 인기 캐릭터였던 독설가 ‘왕비호’와 SBS ‘웃음을 찾는 사람들’ 인기 코너 ‘웅이 아버지’는 최근 스타 게스트들의 대거 출연으로 시청자들의 눈을 즐겁게 하고 있다. 하지만 게스트 출연은 개그에 양념으로 곁들여지는 게 아니라 언제부터인가 ‘메인’이 되면서 특유의 웃음 코드를 잃어 시청자들에게 실망을 안겨준다. ‘왕비호’ 캐릭터와 ‘웅이 아버지’ 코너에서 게스트가 중요한 수단이 된 건 오랜 시간 시청자들에게 노출되면서 아이템 고갈, 식상함 등의 문제에 직면하게 됐기 때문이다. ‘웅이아버지’는 2007년 10월 첫방송을 시작해 무려 1년 6개월 동안 방송되고 있다. 여장 남자인 웅이 어멈의 간드러지는 목소리와 애교, ‘웅이 아버지~’ ‘이리 오슈, 냉큼 오슈’, ‘멋져부러’ 등 감질맛나는 유행어, 왕눈이, 새로운 여장 남자 캐릭터 오봉이 등, 캐릭터, 유행어, 상황을 모두 갖춘 코너로 처음부터 관객들의 호응이 뜨거웠다. 하지만 1년 6개월이나 방송되면서 시청자들이 식상함을 느끼는 게 사실이다. 개그는 기본 포맷을 벗어나 다양한 상황 설정을 하지만 오히려 산만해 지고 있다는 느낌이 강하다. 그러나 제작 관계자는 “ ‘웅이 아버지’가 식상해 진 것은 사실이지만 아직 다른 코너들 중 ‘웃찾사’를 이끌어갈 만한 게 여의치 않다. 게다가 여전히 인기 코너이기 때문에 폐지한다면 프로그램에 타격이 크다”고 설명했다. 시청자들의 눈을 사로잡기 위한 하나의 방편이 스타 게스트를 매주 초대하는 것이다. 24일 방송에는 임창정이 나오며 그간 김C, 소녀시대, 장서희, 장윤정, 이영자, 슈퍼주니어, 김종국, 강타 등 쟁쟁한 스타들이 거쳐갔다. KBS 2TV ‘개그콘서트-봉숭아 학당’의 왕비호(윤형빈 분) 역시 스타 게스트들의 출연으로 개그를 이어가고 있다. ‘왕비호’는 2008년 4월 ‘봉숭아 학당’이 부화하며 수제자 노우진 캐릭터와 함께 남아 있는 캐릭터다. 당당한 ‘왕 비호감’ 외모와 스타들을 향해 조금 위험하지만 속 후련해지는 독설을 퍼부으며 주목 받았다. 하지만 왕비호의 개그에 ‘카타르시스’는 사라지고 ‘홍보’만 남은 지 오래다. 왕비호 독설이 홍보에 큰 영향을 미치자 영화 개봉, 앨범 발매, 책 발매, 연극, 뮤지컬 출연 등 다양한 홍보를 목적으로 한 스타들의 방문이 줄을 잇고 있다. 이제는 매회 2명의 스타가 방문하는 것은 기본이다. 결국 ‘웅이 아버지’와 ‘왕비호’ 개그는 초심을 잃고 궁여지책으로 스타 마케팅으로 통해 생명을 연장하고 있다. 하지만 스타 출연이 비일비재해지면 그마저 시청자들에게 외면받기 시작한 게 사실이다. 좀더 본질적인 변화와 과감한 결단이 필요한 때이다. miru@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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