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1일 목동구장에서 만난 김인식 한화 이글스 감독은 심각하게 외국인 선수들의 ‘피검사’에 대해 이야기했다. 김 감독은 “KBO에서는 왜 외국인 선수들 피검사를 안하는 거야”라며 외국인 선수들 약물 및 에이즈 검사에 대한 의견을 밝혔다. 김 감독은 “우리 팀 선수든 남의 팀 선수든 모두 해야 한다. 이러다가 문제가 생기면 어떻게 할 것이냐”면서 “내가 알기로는 외국에서 문제가 돼 미첼보고서에 이름이 올라 조사를 받았던 선수도 있고 출장정지를 당한 선수들이 국내 무대에서 뛰고 있다”며 열을 올렸다. 미첼 보고서는 조지 미첼 전 미국 민주당 상원의원이 2007년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약물 복용 실태를 폭로한 것이다. 메이저리그 88명의 명단이 들어가 있었다. 이어서 김 감독은 “하루 빨리 외국인 선수 계약시 피검사를 ‘의무화’해야 한다. 이사회에서 강제조항으로 넣으면 되지 않겠냐”며 제도적 장치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올 시즌부터 약물 검사를 강화하겠다고 밝혔으나 아직까지 외국인 선수에 대해서는 검사를 하지 않고 있다. 김 감독은 ‘제2의 리오스’가 나타날 수도 있다며 걱정을 했다. 김 감독은 “리오스가 KIA에서 평범한 투수로 떨어졌다가 두산에서 특급 투수가 된 것은 약물의 힘이 컸다고 본다. 어떻게 미국을 하룻밤에 다녀와서 잠도 자지 않고 선발 등판해서 잘 던질 수가 있느냐. 결국 일본에서 문제가 됐지 않느냐”며 한국야구가 망신을 당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외국인 선수 계약시 피검사를 의무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내 구단들은 외국인 선수 계약시 혈액 검사를 요구하고 있지만 선수들이 난색을 표시해 실시하지 못하고 있다. 구단들은 약물은 물론 에이즈 등의 사전 예방을 위해 외국인 선수들에게 혈액 검사를 요구하지만 선수들이 거부하고 있는 상황이다. ‘올 시즌 뛰어난 외국인 선수들이 드물지 않느냐’는 물음에 김 감독은 “그거하고는 상관없다. 예방 차원에서라도 피검사를 의무화해야 한다”며 대책 마련을 거듭 강조했다. 한편 한국야구위원회(KBO)는 기구 내에 반도핑위원회를 설치하고 2007년부터 자체적으로 도핑테스트를 진행해 오고 있다. 매년 수차례 정기적으로 구단별로 3명씩을 무작위로 뽑아 검사를 실시해왔지만 현재까지 양성 반응을 보인 선수는 없었다. KBO 반도핑위원회는 현재 선수들을 만나 검사 시료를 채취하는 도핑검사관(DCO)을 증원하고 검사 횟수를 늘린다는 방침이다. 또 외국인 선수 검사 의무화에 대해서도 내부적으로는 시행하는 방향으로 결론을 내리고 단장회의 안건으로 올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KBO는 밝히고 있다. sun@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