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키' 김상수, "친구 (안)치홍이보다 잘하고 싶다"
OSEN 기자
발행 2009.04.22 13: 02

"(안)치홍이와의 경쟁 의식. 없다면 거짓말이죠". 불과 얼마 전 고등학교를 졸업한 새내기가 점점 프로 선수다운 모습을 갖춰가고 있다. 삼성 라이온즈의 1차지명 신인 내야수 김상수(19)가 경기 경험을 쌓아가며 '진짜 프로'를 향해 한 걸음 씩 나아가고 있다. 시즌 개막 전부터 선동렬 감독으로부터 '톱타자 감'이라는 평을 받았던 김상수는 지난 21일 LG 트윈스와의 잠실 원정경기에 1번 타자 겸 유격수로 선발 출장, 5타수 2안타를 기록하며 녹록지 않은 힘을 과시했다. 주전 박진만(33)을 대신해 고교 시절 주 포지션이던 유격수로 나선 그는 공,수 양면서 가능성을 비추며 삼성 팬들을 흐뭇하게 했다. 김상수의 올 시즌 현재 성적은 3할 3타점 2도루(21일 현재)로 준수하다. 21일 경기 전 만난 김상수는 밝은 웃음을 보이며 "프로 무대가 확실히 어렵네요. 아직 배울 것이 많은 만큼 자세를 낮춰 기량을 성장시키는 데 더욱 집중하겠습니다"라는 말로 머리를 긁적였다. 신인 답지 않은 과감함을 바탕으로 그라운드를 휘젓던 그 선수가 맞는지 살짝 의심이 가기도 했다. 김상수는 자신이 나선 14경기 중 총 12경기에 2루수로 출장했다. 얼핏 보기에는 쉬워 보일지 몰라도 동선과 반대되는 움직임을 보이는 동시에 좌타자의 당겨치는 타구에 빠르게 대처해야 하는 2루수 자리는 신인인, 그것도 유격수로 자주 출장했던 그에게 어려움이 있을 것 같았다. "쉽지는 않습니다. 1루 송구에 대한 거리 부담이 덜하기는 하지만 그동안 움직였던 것과 정반대로 뛰어야 되니까요. 유격수로 나서는 박진만 선배와의 호흡도 중요한 데다 아직 신인이라 어렵습니다" 아마추어 시절 각광을 받았던 타자가 고전하는 가장 큰 이유는 떨어지는 변화구 대처 능력과 코너워크 제구가 잘된 공을 때려내지 못하는 데에 있다. 김상수 또한 이를 언급하며 '프로 무대가 녹록지 않다'라며 혀를 내둘렀다. "변화구가 가장 큰 차이라고 생각합니다. 고교 시절과 달리 프로에서는 떨어지는 각이 예리한 변화구가 많아 대처하기가 힘들어요. 출루한 이후에도 투수 선배들의 퀵 모션이 굉장히 빨라서 베이스를 훔치기가 쉽지 않더라구요. 역시 프로는 달라요" 고교 시절 라이벌 중 한 명으로 꼽혔던 안치홍(19. KIA)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자 김상수 또한 눈을 반짝이며 경쟁 의식을 나타냈다. 안치홍은 총 15경기에 출장해 3할 2홈런 9타점 3도루를 기록하며 시즌 초반 김상수와 함께 신인 내야수 중 단연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경쟁 의식이 없다고 한다면 거짓말이죠.(웃음) 치홍이가 잘하고 있는 만큼 저도 그에 자극을 받으면서 '열심히 훈련 해야 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친한 친구지만 내가 더 잘하고 싶다는 생각 속에 경기를 치르고 싶습니다" 배우는 자세로 선배들의 장점을 제 것으로 만들고 싶다는 바람을 수줍게 밝힌 김상수. 쉽게 가질 수 없는 야구 재능과 성실함을 바탕으로 2009시즌 테이프를 끊은 그가 시즌 종료 시 어떤 모습으로 성장해 있을 지 더욱 궁금해진다. farinell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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