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한 번 보기 드문 장면이 두 번이나 연출되었다. LG 트윈스가 1사 1,3루서 '역병살'로 2점을 더하는 행운 속에 삼성 라이온즈 전 4연패 사슬을 끊었다. LG는 22일 잠실 구장서 벌어진 삼성과의 시즌 4차전 경기서 2회 1사 1,3루서 이진영(29)의 1루 땅볼, 6회 권용관(33)의 2루 땅볼이 타자 주자 아웃-2루 주자 태그 아웃으로 이어지는 리버스 더블 플레이 도중 3루에 있던 주자가 2번이나 홈을 밟는 행운 속에 6-4 승리를 거뒀다. 단순한 결과론으로 봤을 때 2개의 타구가 모두 정상적인 더블 플레이로 이어졌다면 4-4 동점이 되었을 순간인 만큼 LG에게 2득점은 너무도 크게 다가왔다. 물론 두 타자들에게 타점이 주어지지 않고 팀의 득점으로만 이어진 병살 타구였다. 2회 이진영의 타구는 1루수 채태인(27)의 실수인 동시에 발빠른 1루 주자 이대형(26)이 뿜어낸 위력이 만든 장면이었다. 채태인은 이진영의 타구를 잡은 뒤 1루를 밟고 2루에 공을 던졌다. 국내 주자들 중 가장 병살 플레이를 잘 막아내는 이대형을 의식, 곧바로 2루로 공을 던지지 않은 채태인이었으나 그 사이 3루에 있던 권용관이 홈으로 쇄도한 것은 미처 생각지 못했다. 2회말 LG 공격이 끝난 후 3회초 시작과 함께 LG의 2회말 점수는 3에서 4로 바뀌었다. 3루 주자를 런다운시켜 득점을 막았더라도 추가 진루에 의한 실점 위기가 이어지는 만큼 채태인의 수비 실수를 심하게 다그치기는 어려운 상황이었다. 6회서는 권용관의 타구가 2루수 신명철(31)을 향해 흘러갈 때 2루 쇄도를 늦추며 수비진의 혼란을 이끈 조인성(34)의 주루 플레이가 돋보였다. 권용관의 타구가 신명철을 향할 때 조인성은 신명철의 시야를 어지럽히는 모습을 보여준 뒤 타자 주자의 아웃을 확인한 후 런다운을 유도하며 홈 송구를 막았다. 그 사이 3루에 있던 최동수(38)가 홈인하며 6-2로 달아나는 점수가 되었다. 김재박 LG 감독은 경기 후 2번의 역병살에 대해 묻자 "보기 쉽지 않은 장면으로 득점을 올렸다. 야구라는 것이 언제 어떤 상황이 찾아올 지 모르는 만큼 역병살 득점이라는 행운을 얻은 것 같다"라며 너털웃음을 지었다. 그러나 상대 실수와 조인성의 재치로 각각 1점 씩 얻어낸 것이 컸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었다. 2번의 역병살로 쐐기 2점을 뽑아낸 LG와 추가 실점을 한 삼성. 이는 한 순간의 선택과 집중력이 경기 승패를 좌우하는 스포츠의 기본 진리를 일깨워주었다. farinelli@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