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감'이 깨운 안치용의 타격 본능
OSEN 기자
발행 2009.04.23 08: 48

"야수진을 놓고 고민해보긴 처음이니까". 김재박 감독의 고민이 안치용(30. LG 트윈스)의 타격감을 깨우고 있다. 안치용이 서서히 타격 본능을 되찾으며 쉽게 주전 자리를 뺏길 수 없다는 의지를 분명히 하고 있다. 안치용은 22일 잠실 구장서 벌어진 삼성 라이온즈와의 경기에 3번 타자 겸 좌익수로 선발 출장, 4회 팀 역대 통산 2100홈런이 된 좌월 솔로포(시즌 1호, 비거리 120m)를 작렬하며 마수걸이 홈런을 쏘아올렸다. 그에 앞서 안치용은 21일 삼성 전서도 3타수 2안타를 기록하며 올 시즌 두 번째 멀티히트를 만들어냈다. 시범경기서 4할1푼9리를 기록하며 불방망이를 보여줬던 안치용은 정작 페넌트레이스 개막 후 확실한 모습을 선보이지 못하며 1할 대 타율에 허덕였다. 삼성 전 시작 전까지 안치용의 성적은 1할7푼7리 8타점으로 짙은 아쉬움이 남았다. 일각에서는 "시범경기서 날아오르던 타자가 정규 시즌서 부진했던 전례를 안치용이 재현하는가"라는 의견이 나오기도 했다. 가장 큰 장점이던 안치용의 타격이 빛을 발하지 못하자 지난 시즌 그를 믿고 기용하던 김 감독 또한 고민에 빠지기 시작했다. 시범경기 도중 늑골 부상으로 인해 재활군서 몸 만들기에 열중하던 박용택(30)의 복귀가 가까워진 만큼 외야수 기용을 놓고 안치용과 박용택을 저울질 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 김 감독은 지난 21일 경기를 앞두고 "박명환(32), 크리스 옥스프링(32)에 이적생 강철민(30)의 복귀 시점은 좀 더 지켜봐야 한다. 그러나 박용택의 경우는 순조롭게 실전 감각 회복에 힘쓰고 있어 야수진 기용을 놓고 고민하게 될 것 같다"라고 밝힌 바 있다. 중견수 이대형(26)-우익수 이진영(29)으로 이어지는 외야 라인을 감안했을 때 좌익수 안치용의 선발 출장 가능성이 줄어들 수도 있다는 복선과도 같았다. 지난 시즌 가장 믿을만한 타자 중 한 명이던 안치용이었으나 박용택은 LG 타자들 중 부상으로 고전했던 지난해를 제외하고 5년 간 가장 꾸준한 성적을 올려줬던 야수인 동시에 전지훈련서 달라진 모습으로 코칭스태프의 기대를 높였다. 따라서 안치용의 부진이 계속되었을 경우 전지 훈련서 맹타를 휘둘렀던 박용택에게 자리를 내줄 가능성은 점점 높아졌다. 1할 대 빈타에 허덕이던 안치용은 삼성과의 2경기서 6타수 3안타 1홈런 1타점을 기록하는 동시에 볼넷 2개를 골라내며 살아나기 시작했다. 지난해 경험을 바탕으로 선구안(출루율 3할1푼6리, 22일 현재)을 발휘하던 안치용은 주전 제외 위기가 현실로 다가오자 조금 더 과감한 배팅으로 안타와 홈런을 뽑아내기 시작했다. 김 감독은 시즌 개막 전 "이진영, 정성훈(29)을 영입한 만큼 팀 내 내부 경쟁을 통해 강한 팀을 만들고 싶다"라는 뜻을 밝힌 바 있다. 내부 경쟁의 장에서 위기 의식을 느끼고 다시 타격감을 끌어올린 안치용이 지난 시즌 '난세 영웅'의 힘을 다시 보여줄 수 있을 지 팬들의 기대감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farinell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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