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버튼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첼시에 잇달아 딴죽을 걸며 우승 꿈을 물거품으로 만들고 있다. 에버튼의 행보가 흥미롭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FA컵 준결승서 알렉스 퍼거슨 감독의 5관왕 꿈을 날려버린 데 이어 정규리그서 첼시와 무승부를 기록하며 거스 히딩크 감독의 역전 우승 가능성도 사실상 무산시켰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지난 20일(이하 한국시간) 새벽 영국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에버튼과 FA컵 준결승에서 연장까지 득점 없이 승부를 가리지 못해 승부차기까지 가는 접전 끝에 2-4로 패하면서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이날 퍼거슨 감독은 빡빡한 일정을 감안해 젊은 선수들을 중심으로 경기에 임했다. 그러나 카를로스 테베스와 박지성, 리오 퍼디난드와 네마냐 비디치 등 공수에서 리더 역할을 해줄 선수들도 출전했기 때문에 필승을 노렸던 것 또한 사실. 그러나 에버튼은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승부차기까지 가는 접전 끝에 승리를 거두었다. 에버튼은 또 23일 새벽 FA컵 결승에서 맞붙을 첼시와 0-0 무승부를 거두었다. 첼시는 이날 무승부로 거침없던 상승세에 쉼표를 찍으며 주춤할 수 밖에 없었다. 첼시는 디디에 드록바의 후반 추가 시간 슛이 크로스바를 맞은 게 아쉬웠다. 이번 무승부로 첼시는 한 경기를 덜 치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 5경기를 남겨 놓고 승점 6차로 뒤지며 3위를 유지, 사실상 프리미어리그의 우승 희망을 접어야 하게 됐다. 다음 시즌 UEFA컵 진출권을 거의 확보한 상태인 에버튼은 첼시와 경기서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지 않을 것으로 예상됐지만 무승부를 기록하며 상승세에 불을 붙였다. 에버튼은 현재 프리미어리그서 14승11무8패 승점 53점으로 6위에 올라있다. 승점 54점인 5위 아스톤빌라를 바짝 쫓고 있지만 이제 순위는 별 의미가 없어진 상황이라 특별한 부담이 없는 에버튼의 행보가 흥미를 자아내고 있다. 10bird@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