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쾌투 연발' 정현욱, "난 구위로 말하는 투수"
OSEN 기자
발행 2009.04.23 12: 34

"경기 복기보다 피로를 없애는 것이 우선인 것 같다". 철저한 자기 관리를 통해 확실한 무기를 연마하는 사람이 성공을 거두는 것이 세상의 이치다. 지난 시즌 필요한 순간 어김 없이 마운드에 오르며 두각을 나타낸 뒤 지난 3월 막을 내린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WBC)서도 탁월한 구위를 뽐낸 정현욱(31. 삼성 라이온즈)이 자신의 야구 지론을 밝혔다. 정현욱은 올시즌 7경기에 출장해 1승 3홀드 1세이브 평균 자책점 0.75(22일 현재)를 기록하며 지난해부터 이어져 온 맹활약이 단순한 운이 아님을 증명하고 있다. 특히 12이닝 동안 15개의 탈삼진을 기록, 9이닝 당 탈삼진 11.25를 기록하며 어마어마한 구위를 자랑한다. 22일 잠실 LG전을 앞두고 만난 정현욱은 홈 경기 시 거의 매일 이른 아침부터 경산 볼파크를 들러 웨이트 트레이닝에 열중하는 성실한 선수다. 일반인보다 늦게 잠자리에 들고, 늦게 일어나 아침 겸 점심을 섭취하는 프로 선수들의 생활 스타일을 생각했을 때 오전 9시 30분 경 훈련장을 찾는 정현욱의 모습은 분명 특별했다. 그에 대한 질문에 정현욱은 "그저 남들보다 조금 일찍 잠에 들고 조금 일찍 일어나 기본적인 훈련을 하는 데 불과하다. 경기 후 투구 비디오를 보는 등 전 경기를 복기하는 일은 되도록 하지 않는다. 그 시간에 충분히 잠을 자두는 게 좋을 것 같다"라고 밝혔다. 단순하게 들으면 분석을 전혀 하지 않는다는 말로 오해할 수 있다. 그러나 이어진 정현욱의 대답은 왜 그가 일찍 잠에 들고 일찍 일어나는 지 알 수 있었다. "저는 구위로 타자를 윽박지르는 스타일입니다. 따라서 몸에 피로가 쌓여 제 컨디션을 내지 못하면 앞으로의 선수 생활에도 지장을 줄 수 있습니다. 사실 지난 시즌 막판에도 지치기는 했거든요. 하루에 8시간 정도는 잠을 자둬야 피로도 쌓이지 않고 앞으로도 제 구위를 보여줄 수 있으니까요" 사실 정현욱은 지난 2000년 팔꿈치 수술을 받았던 투수다. 데뷔 초기 부상으로 인해 쉽지 않은 재활 과정을 거쳤고 기량을 꽃 피우는 듯 했던 2004시즌 '병풍'의 희생양이 되어 한동안 야구계를 떠나있던 선수인 만큼 마운드에 서 있는 지금이 그에게는 더욱 뜻깊은 순간이다. 자신이 팔꿈치 수술을 받았던 당시 나이의 투수들인 좌완 차우찬(22), 우완 김상수(22) 등을 보며 "내가 저 나이라면 정말 열심히 야구를 하고 있을 것 같다"라는 아쉬움에도 다시 훈련에 열중하는 성실한 투수 정현욱. 철저한 노력을 통해 팀을 넘어 한국이 자랑하는 대표 중계 투수로 우뚝 선 그의 어깨가 더욱 빛나고 있다. farinelli@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