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가토 코치, "김광현, 방심하는 마음 버려라"
OSEN 기자
발행 2009.04.24 07: 44

"계기보다 나쁜 기억부터 떨쳐야 한다". SK 가토 하지메(60) 투수코치가 좌완 선발 김광현(21)의 상태를 냉정하게 진단했다. 가토 코치는 23일 인천 문학구장에서 열린 롯데와의 홈경기에 앞서 김광현의 상태를 묻는 질문에 "(김광현 특유의) 슬라이더가 사라졌다. 원래는 타자 입장에서 볼 때 공이 오면서 끝이 사라져야 하는 것이 정상인데 지금은 타자가 보고 칠 수 있을 만큼 밋밋해졌다"면서 "한마디로 김광현의 슬라이더가 고갈된 상태"라고 밝혔다. 그 이유에 대해 가토 코치는 "아무래도 전지훈련 때 제대로 된 훈련을 소화하지 못한 것이 컸다"면서 "그 상태에서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출전했다"고 설명했다. 김광현은 지난 시즌 MVP와 2개의 타이틀을 거머쥐며 리그 최정상 투수로 거듭났다. 하지만 쏟아지는 주위 관심을 제대로 통제하지 못했고 전지훈련마저 완벽하게 소화하지 못한 채 WBC까지 참여했다. 결국 WBC에서 일본에 난타를 당하며 충격에 빠졌다. 자신감은 넘쳤지만 만반의 준비를 하지 못한 탓에 좋지 않은 결과를 받아들여야 했다. 가토 코치는 전날 김광현의 불펜피칭에 대해 "불펜에서는 상태가 좋다"고 평했지만 "막상 경기를 위해 마운드에 오르면 달라진다. 현재는 80%의 힘으로 던지는 것이 좋다. 컨디션이 좋을 때는 삼진을 잡으러 들어가도 괜찮지만 나쁜 컨디션에서는 삼진을 잡으려 하면 몸에 힘이 들어가고 결국 밸런스가 흐트러진다"고 말했다. 결국 실전 경기에서는 80%의 힘으로 던지는 대신 컨트롤에 더 신경을 써야 한다는 것이다. 올 시즌 김광현이 특급 투수 대열에서 다소 떨어진 상태냐는 질문에는 대답하지 않았지만 부정도 하지 않았다. 가토 코치는 "다시 원래의 김광현으로 돌아가기 위해서는 계기를 찾기보다 머리 속에 남아 있는 나쁜 기억을 지우는 것이 우선"이라며 "그 기억을 없애야 기회가 오고 계기가 와도 받아들일 준비가 된다"고 강조했다. 또 "어린 나이 때문인지 막상 경기에 나가면 활약하고 싶은 마음이 앞서는 것 같다. 자신감이 지나쳐 방심하는 마음도 가지고 있는 것 같다"고 아쉬워했다. 내일(24일) 히어로즈와의 홈경기에 선발 출장하는 김광현이 이런 마음을 얼마나 떨쳐냈을 지 기대를 모은다. letmeou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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