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 첫 승' 최원제, "야구인생의 전환점될 듯"
OSEN 기자
발행 2009.04.25 07: 26

"기분 좋다. 내 야구 인생에 전환점이 될 것 같다". 짧은 한 마디였지만 그의 진심을 엿볼 수 있었다. 삼성 라이온즈 고졸 2년차 투수 최원제(20)가 데뷔 첫 승을 신고했다. 최원제는 지난 24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KIA와의 경기에 7회 세 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올라 1⅓이닝 1피안타 3탈삼진 무실점으로 구원승을 따냈다. 4-5로 뒤진 8회 진갑용이 좌중월 투런 아치를 터트리는 순간 최원제는 두 팔을 번쩍 들며 환호했다. 그는 "첫 승 했으니 포수 장비 다 닦아"라는 진갑용의 한 마디에 콧노래를 부르며 닦았다. 첫 승을 안겨준 선배가 그저 고마울 뿐. 특히 이날 승리는 데뷔 첫해의 아쉬움을 설욕하는 계기이기도 하다. 최원제는 지난해 7월 4일 대구 KIA전에서 1이닝 4피안타(1피홈런) 1볼넷 1탈삼진 3실점으로 흔들린 뒤 다음날 2군행 통보를 받았다. 지난날 쓰라린 아픔을 주었던 팀을 상대로 승리를 거둬 더욱 기쁠 수 밖에. 장충고를 졸업한 뒤 지난해 2차 1순위로 삼성 유니폼을 입은 최원제는 메이저리그의 러브콜을 받을 만큼 뛰어난 재능을 가졌다. 그러나 프로의 높은 벽을 넘는데 실패했다. 1군 무대에서 세 차례 마운드에 올라 승패없이 방어율 21.00. 2군 남부리그서 32경기에 등판, 2승 3패 2세이브 5홀드(방어율 3.51)로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그는 겨우내 하체를 활용한 투구를 익혀 볼끝과 컨트롤이 향상됐다. 그는 일본 오키나와 전훈에서 5경기에 등판, 9이닝 11피안타 5사사구 6탈삼진 3실점하며 2승(방어율 3.00)을 거뒀다. 직구 뿐만 아니라 포크볼과 슬라이더를 완벽히 익혀 한층 업그레이드됐다. 선동렬 삼성 감독은 최원제를 키우기 위해 많은 기회를 주었으나 23일까지 4경기에 등판 승패없이 방어율 15.75에 그쳤다. 최원제는 "경기에 나설때마다 얻어 맞으니 정말 짜증났었다. 밥값도 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해 내 자신에게 화가 많이 났었다"고 털어 놓았다. '타자로 전향하라'는 팬들의 비난도 끊이지 않았다. 최원제는 타자들의 타격 훈련을 지켜보며 잠시 외도(?)를 꿈꾸기도 했다. 그러나 그는 마음을 다잡았다. '나는 투수 최원제이다'. 마운드에 오를때마다 난타당하며 고개를 떨궜지만 두 스승들은 용기를 불어 넣었다. 조계현 코치는 "절대로 기죽지마라. 남자는 어떤 일이 있어도 어깨를 쫙 펴고 다녀야 한다"고 격려했다. 전병호 코치도 "마운드에 오르면 네 장점을 최대한 살려라"고 주문했다. 그는 "오늘의 기쁨은 이제 잊고 내일부터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경기에 나서겠다"며 "학교다닐땐 아무리 강한 타자라도 막 들이댔는데 이제부터 내 스타일로 던지겠다. 맞더라도 내 공을 던지고 독사처럼 무조건 잡는다는 각오로 덤비겠다"고 다짐했다. wha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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