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축구연맹(UEFA) 4강 1차전 아스날과의 경기를 대비한 포석일까. 박지성(28,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 26일(이하 한국시간) 올드 트래포드서 열린 2008~2009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34라운드 토튼햄과의 경기서 또 다시 출장명단서 제외됐다. 지난 20일 FA컵 4강 에버튼과의 경기서 68분을 소화했지만 23일 리그 33라운드 포츠머스전에 이어 2경기 연속 벤치명단서도 제외돼 강력한 의문부호를 남기고 있는 상황. 그렇다면 결장의 이유를 어디서 찾을 수 있을까. 물론 최근 체력적인 부담에 따른 컨디션 저하와 올 시즌 34경기에 나서 단 2골에 그친 박지성의 무딘 창 끝이 이유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맨유가 리버풀 그리고 첼시와 피말리는 리그 선두 경쟁을 펼치고 있어 승리를 위해선 득점이 반드시 필요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맨유는 토튼햄과의 경기서 전반에 2골을 내주며 패색이 짙었으나 후반에만 5골을 몰아치며 대역전극을 일궈냈다. 반면 또 다른 가능성도 존재한다. 맨유는 오는 29일 올드 트래포드서 UEFA 챔피언스리그 4강 1차전 아스날과 경기를 치른다. 원정 다득점 원칙상 홈에서 열리는 1차전서 실점한다면 큰 타격을 입어 지난 FC 포르투와 8강 2차전처럼 힘겨운 사투가 이어질 수도 있다. 또한 아스날의 오른쪽 미드필더로 아르센 웽거 감독이 "전기처럼 빠르다"고 평한 시어 월콧이 나올 예정이며 오른쪽 수비수로는 활발한 오버래핑을 자랑하는 바카리 사냐나 8강 2차전 비야레알과 경기처럼 미드필더까지 아우를 수 있는 에마뉘엘 에보우에가 나설 가능성이 크다. 그렇기 때문에 맨유의 왼쪽 터치라인을 책임지고 있는 파트리스 에브라의 부담이 커질 수 밖에 없으며 결국 수비 가담력만큼은 인정받고 있는 박지성의 출격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온다. 박지성은 지난 2007~2008 UEFA 챔피언스리그 4강 1, 2차전서 바르셀로나의 안드레이 이니에스타와 리오넬 메시를 꽁꽁 묶는 족쇄맨 역할을 수행하며 믿음에 보답한 바 있다. 박지성은 PSV 아인트호벤과 맨유 소속으로 리그, 컵대회, FA컵, 챔피언스리그를 통틀어 아스날과 경기에 총 570분 출격했고 소속 팀은 3승 2무 2패를 기록했다. 결코 나쁘지 않은 성적이다. 2007~2008 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 첼시와의 경기와 2008~2009 UEFA 챔피언스리그 8강 2차전 포르투전처럼 중요한 경기마다 벤치에도 앉지 못한 박지성이 2경기 연속 결장을 이겨내고 아스날전에 출격해 반쪽 선수가 아님을 만천하에 과시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parkrin@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