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풍에 돛 달았던 토요일 심야 MBC의 성인 토크쇼 '세바퀴'가 암초를 만났다. 오후 9시 45분으로 편성이 앞당겨지는데다 방송 시간도 80분에서 55분으로 대폭 축소되기 때문이다. 무슨 이유일까. 6개월 전 폐지됐던 주말특별기획 드라마가 봄 개편을 맞아 부활한 게 '세바퀴'에 영향을 미쳤다. 새 주말 드라마 ‘2009 외인구단’이 토, 일 오후 10시 40분에 둥지를 틀면서 늦은 밤 성인 시청자들의 배꼽을 잡게 만들었던 '세바퀴'가 전진 배치된 셈이다. 이같은 편성 변화에 대해 시청자들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드는 분위기다. '방송 내용으로 볼 때 '세바퀴'는 늦은 밤에 시작하는 게 맞는 것 아니냐'는 항의부터 'MBC 예능 가운데 모처럼 성공한 프로그램의 방송 시간을 왜 줄이는 이유를 모르겠다'는 지적까지 원성 글들이 인터넷에 올라오는 중이다. '일요일일요일밤에'의 한 코너였던 '세바퀴'는 중년층 게스트들의 파격적이고 농익은 토크로 특히 성인 시청자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았던 예능이다. 고정 팬들이 늘어나면서 MBC는 최근 성인 토크쇼에 걸맞는 토요일 심야시간대에 기존 '명랑히어로'를 폐지하고 '세바퀴'를 밀어넣어 성공을 거뒀다. AGB닐슨 조사결과 25일 '세바퀴' 전국 시청률은 16.5%로 이날 예능 가운데 '무한도전' 19.7%에만 뒤졌을 뿐, 2위에 오르며 기염을 토했다. 특히 오후 9시 이후 시간대에서는 드라마와 교양, 예능을 통틀어 정상을 차지하며 상승세를 이어갔다. 드라마를 줄여 경비 절감에 앞장 서겠다던 MBC가 생뚱맞게 주말 특집드라마를 부활시키면서까지 성인 토크쇼 '세바퀴'를 가족 시간대인 9시로 앞당긴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 지켜볼 일이다. mcgwire@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