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탈하게 유보된' 허재의 '추승균 MVP론'
OSEN 기자
발행 2009.04.27 07: 41

"(하)승진이보다는 아직 (추)승균이나 낫지 않겠어요?". 전주 KCC의 허재 감독이 지난 26일 삼성과 챔피언결정전 5차전을 앞두고 뜻밖의 이야기를 꺼냈다. 바로 추승균 MVP론이다. 우승을 눈앞에 둔 상황에서 어린 하승진(24)보다는 최고참 추승균(35)이 MVP를 받아야 옳지 않겠냐는 뜻이다. 허재 감독이 단순히 나이가 많은 선수에게 감투상 주듯 MVP를 주자는 소리는 아니었다. 빠른 성장을 거듭해 어느새 KBL 최고의 센터로 성장한 하승진을 무시하는 것이 아니라 부상 없이 꾸준히 활약한 선수가 추승균 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만큼 올 시즌 KCC의 좋은 성적을 이끈 선수가 추승균이라는 이야기다. 실제로 추승균은 올 시즌 54경기에 모두 출전해 평균 13득점 4.1리바운드 등을 올리면서 KCC를 이끌었다. KCC에서 추승균만큼 뛴 선수는 외국인 선수 마이카 브랜드에 불과할 정도다. 추승균의 활약은 플레이오프와 챔피언결정전에서 더욱 빛났다. 매 경기 40분에 가까운 출전 시간을 보장 받은 추승균은 정규시즌보다 활발한 득점력을 선보였을 뿐만 아니라 고비마다 터지는 3점슛은 '회춘'이라는 평가에 모두가 고개를 끄덕이게 만들었다. 물론 다소 아쉬운 부분이 없던 것은 아니다. 체력적인 한계를 드러낸 나머지 승부처에서는 추승균보다 하승진에 의존하는 경향이 강했다. 그러나 허재 감독의 생각은 다르다. 나이를 생각해야 한다는 것이다. 허재 감독은 "승균이 나이면 저렇게 뛰지도 못하는 게 정상입니다. 그런데 꾸준히 40분을 뛰네요. 죽을 맛일 거예요. 이런 선수가 MVP타야 하지 않겠어요?"라고 되물으면서 추승균에 대한 강한 신뢰감을 내비쳤다. 그러나 기대감이 지나쳤던 탓일까. 지난 챔피언결정전 4차전에서 주역으로 맹활약했던 추승균은 5차전에서 차재영에게 꽁꽁 묶이면서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했다. 더불어 잠실에서 끝을 내려던 KCC의 꿈도 날아갔다. 허탈하게 끝난 허재 감독의 추승균 MVP론이었다. stylelomo@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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