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망이를 겁없이 돌린다". 히어로즈에서 가장 치열한 경쟁을 벌이던 1루수 자리에 고졸 루키 장영석(19)이 우뚝 섰다. 22살 동갑내기 황재균, 강정호 등 차세대 주전이 등장하고 있는 히어로즈에 또 하나의 젊은 혈기가 보충됐다. 장영석은 지난 26일 문학 SK와의 원정경기에 선발 1루수 겸 7번타자로 선발 출장, 홈런 1개 포함 2타수 1안타 1득점 1타점 1볼넷을 기록했다. 전날 3안타를 때린 후 이틀 연속 안타를 기록했다. 비록 팀의 3-4 패배에 빛이 가렸지만 0-2로 뒤진 3회 선두타자로 나와 우중간 솔로포로 추격의 발판을 마련했다. SK 선발 송은범의 호투에 밀려 1~2회를 삼자범퇴로 끝낸 선배들을 독려하는 한 방이기도 했다. 무엇보다 장영석은 히어로즈에서 가장 쟁쟁한 후보들이 모인 1루 자리에 서 있다는 것이 가장 인상적이다. 히어로즈 1루수는 시즌 전부터 베테랑 이숭용을 비롯해 오재일, 조중근, 강병식 등 자원이 넘쳐흘렀다. 이숭용과 오재일은 각각 1할4푼3리, 2할2푼9리로 저조했다. 급기야 이택근까지 1루에 서보기도 했을 정도다. 김 감독은 시즌에 앞서 "분명 장영석도 1루수 후보"라고 천명해 올 시즌 기용을 시사했지만 이렇게 빨리 장영석을 실전에 투입하게 될 줄은 몰랐다. 장영석은 이날 경기 포함 4차례 출장(3번 선발), 타율 4할(10타수 4안타, 1홈런 1볼넷 1타점)을 기록 중이다. 지난 22일 목동 한화전에 처음으로 선발 출장한 장영석은 23일 대타로 나왔고 25일과 26일 문학 SK전에 잇따라 선발 출장했다. 이날 경기 전 김시진 히어로즈 감독은 장영석에 대해 "방망이를 겁없이 돌린다"면서도 "그것이 신인들의 무기"라고 칭찬했다. 이는 곧 타석에서 여러 가지 생각을 하는 것보다 공 자체만 노리고 치는 신인 특유의 근성을 긍정적으로 평가한 것이다. 히어로즈 미래의 4번타자 장영석은 부천고 졸업 후 계약금 1억 3000만 원을 받고 2차 1순위(전체 3번)로 입단한 최고 유망주다. 청소년대표 출신으로 186cm의 키에 95kg의 몸무게를 자랑하는 장영석은 고교시절 투수로도 이름을 날렸다. 파워와 배트스피드가 뛰어나고 기술습득이 빠르다는 평이다. 김 감독은 "1루수 자원이 넘쳐 전지훈련에서 3루까지 연습을 시켰다. 핸들링은 좋지 않지만 투수 출신이어서 그런지 순간적인 판단과 순발력이 뛰어나고 어깨가 강하다"고 장영석을 평가했다. 지난 25일 히어로즈전에 선발로 등판, 승리투수가 된 SK 김광현도 장영석에 대해 "신인이라고 들었는데 내 볼을 2개나 쳐 안타를 만들어냈다"고 기억한 뒤 "배트를 돌리는 것이 상당히 위협적이었다. 강동우(한화) 최준석(두산) 최희섭(KIA) 선배들이 내게 강했는데 장영석도 기대를 해봐도 좋을 듯 하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에 장영석은 "처음에는 긴장했지만 안타를 친 후에는 자신감이 생겼다"면서 "주눅들지 않고 타석에서 집중, 내 스윙대로 친다는 마음가짐으로 임하고 있다"고 당당하게 밝혔다. 장영석의 등장은 황재균과 강정호가 버티고 있는 히어로즈의 젊은 내야를 더욱 밝게 하고 있다. letmeout@osen.co.kr
